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제주 산간에서 피살된 채 발견된 중국 여성을 살해한 중국인 피의자가 14일 경찰에 자수했다.
중국인 S(33)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제주동부경찰서 삼양파출소를 찾아 중국 여성 A(23)씨를 살해한 범인이라며 자수 했다.
서귀포경찰서는 현재 S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S씨는 지난해 연말 평소 알고 지내던 A씨를 자신의 차량에 태운 뒤 제주 시내 한 거리에서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신을 차량에 실어 서귀포시 안덕면 야초지에 버린 혐의도 있다.
S씨는 경찰에 이런 내용을 모두 자백했다.
경찰은 이날 S씨가 자신의 승용차에서 A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한 제주시내 한 거리를 찾아 주변 상황을 살폈다.
시신을 유기한 곳과 A씨의 소지품을 버린 해안가 등도 확인했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A씨의 소지품인 가방·외투 등은 아직 찾지 못했다.
S씨가 A씨의 은행 계좌에서 현금 200만원을 찾아갔을 때 착용한 흰색 모자와 점퍼 등도 확보하지 못했다.
S씨는 조사를 받기 전 '범행을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크게 두 번 끄덕였다.
그는 "A씨의 유가족에게 죄송하다. 평생 죗값을 치르는 마음으로 참회하면서 살겠다"고 울먹였다.
경찰은 지난주부터 S씨를 용의선상에 올려 수사해왔다. A씨와의 통화 기록을 분석하려고 13일에는 그의 휴대전화도 압수했다.
S씨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 오자 이날 먼저 전화로 자수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는 한국 여성과 결혼해 결혼 비자로 제주에 살면서 관광 안내를 하거나 식당 주방에서 일해왔다.
피해 여성인 A씨와는 사회관계망서비스(위챗)로 몇 차례 연락했고 만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S씨를 대상으로 공범 여부 등을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의 은행 계좌를 확인해 추적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현금 200만원을 빼간 것을 포착해 용의자를 쫓아왔다. 인출 시점은 A씨가 연락이 끊긴 지난해 연말이었다.
결국 경찰은 제주시 노형동의 한 은행 현금자동인출기에서 A씨의 계좌에서 현금을 찾는 S씨의 사진을 확보하게 됐다. 인출기에 설치된 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그러나 흰색 모자를 눌러 쓰고 어두운 계열의 점퍼를 입은 이 남성이 얼굴을 목도리 등으로 가린데다 화질도 좋지 않아 피의자 신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중국인이 자주 다니는 업소 등을 대상으로 이 사진 속 남성을 아는지 수소문하며 용의선상의 인물을 좁혀왔다.
경찰은 15일 서귀포경찰서에서 S씨에 대한 추가 수사 내용을 언론에 밝힐 예정이다.
중국 장쑤성 출신의 피해 여성 A씨는 지난해 10월 무사증으로 제주에 온 뒤 주점에서 일하다가 같은해 12월 말 연락이 끊겼다.
이후 지난달 13일 서귀포시 안덕면 야산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A씨는 목과 가슴에 6차례나 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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