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조원 넘어선 민간부채…금융위기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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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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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민간부채(가계부채+기업부채)가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가운데, 우리나라의 민간부채가 심각한 수준에 달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2500조원에 육박하는 기업부채는 이미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기업 구조조정 대상을 확대하는 등 부채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뚜렷한 개선세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가계와 기업의 부채상환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게 관건이라고 제언하면서도, 현재의 저성장 추세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 가계부채 1200조원 돌파…사상 최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부채를 나타내는 가계신용 잔액은 1207조원에 달했다.

이 액수는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사상 최대치일뿐더러 1200조원선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2014년말 가계신용 잔액이 1085조3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새 121조7000억원(11.2%) 급증했다. 연간 증가액 역시 사상 최대다.

지난 2002년 말 464조7000억원을 기록한 가계부채는 3년만인 2005년 542조8000억원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2013년 1019조원, 2014년 1085조2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정부가 2014년 2월에 2017년까지 가계부채 비율을 지금보다 5% 포인트 낮추겠다고 발표했으나, 이후로도 가계부채 증가세는 가팔랐다.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율 11.2%는 2006년(11.8%) 이후 9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올들어서도 가계부채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 발표자료인 한은의 '2016년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54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3000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액은 3월(4조9000억원)보다 4000억원 많아져 올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한 2008년 이후 4월 기준으로 작년(8조500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 가계부채에 가려진 뇌관 '기업부채' 2347조원

가계 부채에 가려져 있지만, 기업 부채 상황은 더 심각하다.

우리나라 기업의 총부채(은행 대출+비은행 대출+회사채+기타 채무 등)는 2015년 1분기말 기준으로 2347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03조원 늘어난 액수로 이는 2014년 1분기 증가액(55조원)의 두 배에 달한다.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등 신흥국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기업부채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6년 한국경제 리스크 요인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4분기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이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분석 대상국의 기업부채 평균은 GDP 대비 75% 수준이었으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한국으로 150%에 달했다.

문제는 저성장 기조와 수출부진속에서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가 불어닥칠 경우, 기업부채가 한계기업의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부실은 협력업체와 하청업체 등 해당 산업계를 거쳐 금융기관의 부실로까지 이어져 경제전반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기업이든 가계든 빚이 얼마나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빚을 갚을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경제주체의 부채상환 능력이 향상되면 자연히 해결되겠지만, 현재의 생산인구 감소, 저성장, 내수 부진 등으로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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