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간 관계가 안정적 분위기를 형성하면서 긍정적인 협력체계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김 대표가 전두환·노태우 시절 요직을 거쳤던 인사이고 우 원내대표는 이들 정권 하에서 학생운동을 했던 터라 정체성 측면에서 마찰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었다.
15일 당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우 원내대표와 지난 10일 첫 오찬 회동을 하면서 변재일 정책위의장 선임 사실을 미리 알려줬다. 김 대표가 발표 전 인선안을 미리 얘기한 것은 드물다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우 원내대표가 지난 12~13일 20대 총선 당선인 워크숍을 광주에서 개최키로 결정했을 때도 김 대표는 이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대표가 건강상 이유로 워크숍 불참 입장을 밝혔다가 참석으로 선회한 뒤 경제특강까지 한 것도 우 원내대표에 대한 배려라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당 운영 과정에 있어서도 역할을 분담하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경제 프레임이나 패러다임과 같은 큰 틀의 방향 제시에 주력하면, 우 원내대표는 이와 연결된 민생현안을 원내 전략으로 가다듬고 정치쟁점화를 통해 입법화로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다만 오는 8월 말~9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당권주자 등이 부상하면 투톱의 협력체계도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계파에서 자유로운 김 대표와 달리 상대적으로 우 원내대표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과 범주류와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당내 개혁파 모임은 '더좋은 미래'에 핵심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반면 김 대표는 당의 중도화를 통한 외연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결국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느냐에 달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