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펀드는 금융위기 직후 지난 2009년 정부와 한국은행이 조성했던 은행자본확충펀드를 기본 모델로 삼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본확충펀드는 한은이 예금보험공사, 캠코, 기업은행 등에 대출을 해주면 그 돈으로 특수목적법인(SPC)에 재대출 해주는 구조다. 이후 SPC가 산업은행 등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을 매입해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산은과 수은은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다.
정부와 한은은 자본확충펀드 조성에는 동의하는 분위기지만, 한은은 펀드에 정부지급보증을 요구하는 등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산은이 맡았던 펀드 조성 역할은 기업은행 등 다른 기관이 맡아야 하는데, 이번 경우에는 산은이 스스로에게 대출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갈등은 한은의 자본확충펀드 대출금 회수 방안에 있다. 한은은 여전히 대출금에 대한 담보나 정부의 지급보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이와 반대 입장이다. 한은이 대출금 회수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대신 갚아줘야 하는 지급보증은 재정이 투입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대출금에 지급보증을 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수다.
정부는 자본확충펀드가 조성 시 한은이 국책은행에 직접 출자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보통주로만 구성된 자본비율(보통주 자본비율)을 별도로 규제하기 때문에 출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은 입장에서는 발권력을 동원한 직접 출자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산은과 수은의 정부 보유 공기업 주식을 현물로 출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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