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 현대모비스 책임연구원 "운전자 눈 가리는 사각지대, 신소재 융합으로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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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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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현대모비스 책임연구원이 현대모비스 마북연구소에서 유전율을 측정하고 있다.[사진=현대모비스]


아주경제 (용인) 이소현 기자 = 베테랑 운전자도 사각지대에서 불쑥 나타나는 사람과 차량 때문에 가슴을 쓸어내릴 때가 있다. 초보운전자가 차선변경을 할 수 없어 부산까지 직진해 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사이드 미러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는 골칫거리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자들의 공공의 적인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첨단 레이더 센서’를 완성차에 적용하며 첨단 운전자 지원(DAS) 기술 영역을 확대시키고 있다. 인간 시야의 한계를 진화된 기술 덕에 극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12일 경기 용인시 마북동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에서 만난 이수민 현대모비스 책임연구원(43)은 “후측방 사각지대의 차량을 감지한 뒤 사이드미러에 경보등을 켜주는 측면사각감지시스템(BSD)에 적용되는 레이더 투과 제어 소재를 나노카본 소재로 적용 시켰다”며 “레이더 센서가 전자파를 발사해 다시 회수하는 과정에서 난반사를 줄이도록 성능이 업그레이드 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군대에서 주로 사용되던 레이더 부품은 안전과 편의성을 위해 2000년대부터 자동차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자동차의 2만개 부품 중 뒷범퍼 안에 적용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품이지만 이 책임연구원은 LG화학과 자식을 낳는 심정으로 공동개발에 임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경쟁사도 외국소재를 가져다 쓰거나 협업하는 수준인데 국산화 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국내 자동차 산업에 적용된 것은 신형 K5, 스포티지가 최초이고 향후 10개 이상 차종에 확대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현대모비스 책임연구원은 지난 12일 현대모비스 마북연구소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공학자는 ‘안될 것 같다’는 자기검열에 빠지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현대모비스]


소재회사와 부품회사의 장점을 결합한 ‘협업’도 핵심이었다. “소재회사가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더라도 자동차 부품 자체에 대한 성격과 규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면이 있다”며 “현대모비스가 LG화학이 갖고 있는 다이아몬드 원석과 같은 기술을 귀걸이, 반지로 만드는 세공사 역할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신기술 개발의 핵심을 ‘융합’으로 꼽았다. 그의 전공은 섬유고분자재료학으로 소재분야를 전공했지만, 이를 자동차 산업에 적용시키기 위해 전기 및 전자파, 레이더 등에 대한 공부도 함께 했다. 현재는 나노 소재를 활용해 기능을 최적화 시킬 수 있는 전방 레이더 투과재쪽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기술을 만드는 사람들이 꼭 가져야할 자세로 ‘실패’를 꼽았다. 또 ‘안될 것 같다’는 자기검열에 빠지지 않는 것도 중요한 덕목으로 강조했다. 그는 “2009~2011년 3년 동안 연구했지만 실패한 전자파 차폐제의 데이터가 있었기에 이번 개발도 가능했다”며 “실패는 경험치로 양분이 되어 남아 있어 언젠가는 발휘 되니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가 입사할 당시 9년 전만해도 마북연구소 내 여성연구원은 12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50여명이 활약 중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최고참급 여성연구원으로 최고의 자동차 부품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가장 적합한 소재를 적용하는 것은 자동차의 핵심기술”이라며 “소재는 안보이는 것이지만 핵심을 탄탄하게 해서 뛰어난 내구성, 안전성을 갖춘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공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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