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라오스로 몰리는 중국자본…한국 공적원조 수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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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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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오스, 2010년부터 연간 7.8% 경제성장률…미·중 투자 치열

  • 한국, 2004년부터 유·무상 지원…3억4천만 달러 규모 3위 수원국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중심가에 세워지고 있는 38층짜리 대형 복합 쇼핑몰. 이 건물은 중국 자본이 투입돼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배군득 기자]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인도차이나반도의 유일한 내륙 국가인 라오스가 새로운 투자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미얀마·태국·캄보디아에 둘러싸인 라오스에 미국과 중국·일본 등 자본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최근 5년새 라오스 인접 국가인 태국과 베트남을 제치고, 투자국가 1위로 올라서며 라오스의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중국이 라오스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인도차이나반도에서 라오스가 향후 교통·물류 중심 국가가 될 것이라는 포석 때문이다. 이미 라오스에서 가장 높은 38층짜리 복합 쇼핑몰 공사도 중국 자본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라오스에 대한 진입 전략을 새롭게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중국과 일본은 오래 전부터 라오스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한 만큼, 공적원조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 라오스를 노리는 중·미·일 움직임

라오스는 해외원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최근 5년새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7.8%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외채규모가 크다보니 부침이 상당하다. 지난해 라오스 외채규모는 GDP 대비 91.2%로 대부분 투자가 해외자본에 의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간 태국과 베트남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최근 중국과 일본·미국이 가세하며 새로운 판도가 형성됐다. 중국은 민간자본, 일본은 공적원조에서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투자대열에 합류한 양상이다.

중국은 라오스 수도인 비엔티안 중심가가 우뚝 선 개선문(빠뚜싸이) 북동쪽에 38층짜리 복합 쇼핑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라오스가 유적보호 차원에서 규제한 고도제한을 풀자, 중국이 바로 고층건물에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이밖에 비엔티안 곳곳에 대규모 건설사업이 벌어지는 현장은 여지없이 중국어 간판이 걸려있다. 가이드를 맡은 라오스 현지교민 김민재(31)씨는 “5년전부터 확실히 중국자본이 많이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의 라오스 투자규모는 60억84000만 달러로 2위 태국(44억9100만 달러)의 두배 수준이다. 막대한 자본이 라오스로 유입되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반면 일본은 공적원조에서 우위를 보인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일본은 에너지·교통, 상하수도 등 주요 사업에서 4억4300만 달러의 원조를 하며, 원조국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2위와 3위 원조국인 호주(2억1900만 달러)와 한국(1억3700만 달러) 원조를 합친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비엔티안 시내를 달리는 시내버스뿐 아니라, 비엔티안 국제공항도 일본이 원조한 것이다. 일본은 라오스인의 실생활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은 물론, 교육과 농업 부문에도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다.

미국도 지난 1월 존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라오스를 방문해 베트남전 당시 라오스 접경지역에 살포된 폭발물 제거 프로그램에 나서겠다며 관계개선에 나섰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오는 9월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라오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라오스 수파노봉대학 공과대학 전경. EDCF 최초 개도국 정규대학 지원사업으로, 라오스 차세대 지도자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 한국 라오스 간 협력을 위한 교두보로 기대가 크다. [사진=배군득 기자]


◆ 열강들 경쟁 속에 입지 굳히는 한국

강대국의 라오스 진입 전략에도 한국은 짧은 시간에 상당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공적원조 분야에서도 독일과 스위스를 제치고, 3위에 오르는 등 성과가 남다르다.

라오스 정부에서도 한국의 경제성장 발전 경험을 전수받는 것을 강하게 원한다. 라오스 국가경제연구소(NERI) 리버 라보아파오 소장은 한국의 고도성장 경험을 라오스에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1960년대 초반만 해도 가전이나 자동차 부문에서 후진국이던 한국이 지금은 미국·일본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것을 보면 경이롭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자본으로 조성한 메콩강 정비사업은 라오스의 새로운 활력과 관광명소로 거듭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라오스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은 12건에 불과하지만,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의 성공도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또 북부지역 중심지인 루앙프라방에 우리가 직접 국립대학인 수파노봉 대학을 건립해 지원한 것도 의미가 크다. 처음에는 정부의 유상차관 지원 형식으로 EDCF 2300만 달러가 건설 자금으로 투입됐고, 이후 무상지원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 역량개발 사업으로 연결돼 10년 넘게 꾸준히 관리 중이다.

캄파이 시사반 수파노봉대 총장은 “2008년 이후 지금까지 5800여명 졸업생이 배출돼 중앙과 지방정부, 은행, 세관, 수력발전댐 등에 취업했다”며 “누구보다 한국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은 인적자원이 라오스 요소요소에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권오형 코트라 비엔티안관장은 “라오스는 인프라 확대를 위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어 규모는 작지만 알짜 시장”이라며 “현재 개방문호를 넓히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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