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식품업계가 자사의 매출을 견인하던 인기 제품을 대신해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나섰다.
의존도 높은 상품은 회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다변화되는 국내외 환경에서 쉽게 도태될 우려가 있다. 때문에 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이를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입맛 변화와 수입 식자재 유통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식품업체들이 소비자 기호를 파악해 새로운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동원F&B다. 그동안 참치 캔 제품 판매에 주력했던 동원F&B는 최근 참치 캔 소비 부진과 원재료가 상승 등으로 실적이 주춤하자, 수익성이 좋은 유가공 부분에 눈을 돌렸다.
그 결과 지난해 동원F&B 전체 매출에서 유가공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참치 캔(22%)을 넘어섰다. 1분기 매출 역시 참치 캔 부문은 4% 성장에 그쳤지만, 치즈·버터·우유·발효유 등 유가공 제품의 매출은 16.5% 증가했다.
유제품류는 시장점유율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유제품을 비롯해 발효유, 치즈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 26%에서 지난해 40%를 넘어섰다.
오리온의 경우 스테디셀러 인지도를 활용하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초코파이情 바나나'는 4월에만 약 2000만개가 판매돼 매출액 15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매장 진열과 동시에 전량 판매되는 등 품귀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이 제품의 생산라인을 늘리고 24시간 생산에까지 돌입했다.
또 오리온은 '오감자 토마토케찹맛', '스윙칩 간장치킨맛', '포카칩 토마토파스타맛' 등 기존 제품에 트렌드를 반영해 새로운 맛을 추가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장수 제품에 대해 마니아와 함께 새로 유입되는 소비자를 동시에 공략해 신제품 출시 때 발생하는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카레와 소스류에 강한 오뚜기는 '진짬뽕'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오뚜기는 1년 전만 해도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이 20% 수준이었지만, 최근 5%포인트 정도 뛰었다. '진짬뽕'의 성공으로 점유율이 급상승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카레와 케첩, 마요네즈 등 양념소스 매출 감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는 5% 안팎에 불과하다.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부의 수성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입맛이 빠르게 변화하는 식품업계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것 역시 필요한 작업"이라며 "당장의 문제보다 5~10년 뒤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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