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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씨. [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71)씨가 그림 '대작 의혹' 사건으로 검찰로부터 사기죄 혐의를 적용받은 가운데 미술업계에서도 조씨의 대작 논란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문하생을 두고 작품에 도움을 받거나 협업 형태로 다른 작가와 함께 작품을 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과 대작한 작가와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남의 작품을 판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실제로 그림을 그린 작가에게 저작권이 있다고 본다면 조씨는 다른 사람이 그린 작품을 자신의 것처럼 판매한 것이기 때문에 사기죄를 적용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은 조씨의 대작 화가 A(61)씨가 자신의 그림을 조씨가 상의 없이 판매했다고 제보했기 때문에 사기죄 혐의를 적용해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에서 A씨는 자신이 그려준 그림에 조씨가 조금 손을 본 뒤 사인하고서 조씨가 그린 것처럼 전시·판매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같은 사실을 토대로 지난 16일 조씨의 사무실과 갤러리 등 3∼4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서 적시한 죄명은 사기죄다.
검찰은 당분간 압수물 분석과 대작 작품 확인에 수사를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조씨의 소환조사 계획이 잡혀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씨 측은 "국내외 작가들이 대부분 조수를 두고 작품활동을 하며 이는 미술계의 관행이다. 또한 A씨의 도움을 받은 그림은 한 점도 판매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미술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문화비평가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된 관행"이라며 조씨의 손을 들어줬다.
김덕진 미술문화연구소 국장도 "대작이란 관행이 하루 이틀에 걸쳐 이뤄진 게 아니다"며 "조씨가 사기죄에 해당한다면 조수를 두고 그림을 판 예술가 모두를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수화 화백인 김정진씨는 "조수를 두고 작품을 하는 것이 관행이라고는 하나 조수와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수가 그린 그림을 판다는 건 사기를 친 거나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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