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내부 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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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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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계열사 주식 수십만 주를 20여년간 차명으로 보유하다가 2014년 말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로 넘어가기 전 차명주식 일부를 처분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가 뒤늦게 드러났다.

18일 재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1국은 김 회장이 1990년대부터 수년 전까지 20여년간 동부, 동부건설, 동부증권, 동부화재 등 계열사 주식 수십만 주를 차명으로 보유했던 사실을 밝혀냈다.

금감원은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서 이상 거래 자료를 넘겨받아 정밀분석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김 회장 차명주식의 흔적을 파악했다.

김 회장의 차명주식은 당시 시가로 수백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 측은 금감원 조사에서 차명주식을 보유했던 사실을 인정했지만 경영권 방어 등의 목적으로 과거 관행을 따른 것일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11년 9월 보유했던 차명주식을 국세청에 자진신고하고 180억여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차명주식을 처분해 오다 2014년 10월 나머지 차명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금융당국은 김 회장이 동부 계열사들의 차명 주식을 처분할 때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회피하거나 부당이득을 얻은 정황을 발견하고 검찰에 통보할 방침이다.

특히 2014년 말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전에 김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하던 동부건설 주식을 대부분 매각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시 김 회장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처분, 수억원대의 손실을 모면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그룹 주력 건설 계열사였던 동부건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사정이 악화돼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 동부발전당진 매각 등을 통해 회생작업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그해 12월 31일 법정관리로 넘어갔다.

금감원은 18일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이런 혐의를 받는 김 회장 관련 제재 안건을 심의·의결한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2014년 11월 금융실명제 개정안 시행 전 동부건설을 비롯한 계열사 차명주식을 처분했을 뿐, 법정관리를 앞두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피한 것이 아니다"며 "실제 주식 처분 대금도 구조조정 비용으로 모두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2011년도에 차명주식을 자진신고하고 180억원을 세금으로 냈는데, 고작 수억원의 손실을 피하려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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