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동자 단체, 성매매특별법 합헌 결정 비판… "유엔 인권위에 민원 제기할 것"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성노동자 단체들이 헌법재판소의 성매매 특별법 합헌 결정을 비판하고, 유엔 인권위원회에 긴급민원을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한터전국연합과 한터여성종사자연맹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매매특별법 폐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헌재의 판결은 결국 기득권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성 노동자의 처우에 변화가 없다면 유엔에 가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노동자들에 대한 복지와 탈성매매 지원 사업을 국가가 지원해줄 것을 기대해 12년간 기다렸다"며 "성 노동자들은 어디에도 도움을 청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삶의 한계를 느낀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성노동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을 연내 구성하고 이들이 국민건강보험과 퇴직금, 국민연금 제도 등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터종사자연맹대표 장모씨는 "성매매특별법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양지에 있는 집창촌 뿐"이라며 "변종 성매매 업소가 주택가에서 성행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음지에서 성매매하는 여성들과 똑같이 취급하지 말아달라. 우리는 세금을 내라면 낼 의향이 있으니 성매매를 합법화 해달라"고 촉구했다.

성노동자를 관리하는 업주 최모씨는 "청량리 성노동자는 한 번에 2만원을 버는데, 단속에 걸려 100만원의 벌금을 냈다"며 "이것이 정부가 성노동자로부터 돈을 벌어가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3월 31일 성매매 특별법 제21조 제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강요되지 않은 자발적 성매매도 인간의 성을 상품화해 성을 파는 사람의 인격적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며 "성매매 산업이 번창할수록 자금과 노동력의 정상적인 흐름을 왜곡해 사회적으로 매우 유해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