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싸고 금융노조와 금융위원회 간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금융노조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과 청년 일자리 창출은 상관관계가 없을뿐더러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일방통행식인 성과연봉제 도입 절차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금융노조는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성과연봉제가 즉각 중단되지 않으면 오는 18일 금융 공공 노동자들은 총 궐기할 계획”이라며 “10만 노동자가 집결하고 그 중 절반인 5만이 금융노동자인만큼 금융노동자의 분노가 극에 달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적 강압적 성과연봉제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노조는 산업현장의 평화를 위해서 인내심을 갖고 교섭에 임할 것이며 사측도 진정성을 이해하고 교섭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노조와 소통에 나설 것도 촉구했다. 금융노조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점검회의에 금융노조 위원장과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산별 연맹 위원장, 금융 및 공공부문 단위노조 위원장들의 참석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성과연봉제도의 핵심 이해당사자인 노동자들과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며 "무조건 밀어붙이기 식으로 하는 성과연봉제도입은 새누리당 공천 파동과 같다는 말이 많다"고 덧붙였다.
현재 노조와 금융위 양측의 대립각은 더욱 팽배해지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는 지난 18일 이동걸 산은 회장을 포함한 전 임원을 비롯해 본부장 전원·본점 부사장·전국 및 해외에 있는 지점장 총 180명을 고발했다. 기업은행 노조도 연봉제 도입 과정에서 동의서를 강제적으로 받아내는 등 불법적인 사례가 일어난다면 1000여명을 고소·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이날 국회 진상조사단이 꾸려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러한 갈등 양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불법·탈법 행위에 대한 조사단장으로 한정애 의원이 낙점됐다.
금융노조는 “국회 진상조사단에서 우리 직원들과 조합원들의 신변보호를 보장해달라”며 “국회에서 이를 보장하면 우리 직원들 제보를 바탕으로 국회 진상 조사단에 응해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노조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정부를 비판했다. 금융노조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규모는 정부, 경영진, 주주가 키웠다”며 “정책금융에 경험이 없는 홍기택 전 산은 회장 등 전문지식이 없는 낙하산 인사를 앉혔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위는 대우조선해양 부실을 방조했고 이는 대우조선해양 등 부실기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실패”라며 “부실 확대 통제 못하고 방조한 금융위의 무책임과 무능력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적완화로 한국은행에 부실 책임을 덤터기 씌워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발권력을 통한 양적완화는 추경예산 편성을 위한 국회심의와 동의를 회피하기 위한 비열한 꼼수”라며 “양적완화로 부실을 초래한 재벌총수는 면죄부를 주고 구조조정을 통한 노동자 인력구조조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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