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등락 결정할 5대 변수..사우디에서 헤지펀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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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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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국제유가가 1월 저점 대비 80%나 급등하며 배럴당 50달러를 코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국제 유가의 향방을 두고 트레이더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지시간 18일 파이낸셜타임즈(FT)는 유가 향방을 결정할 변수를 다섯 가지로 꼽았다. 일부 OPEC 회원국들의 사회 불안, 비 OPEC의 공급 상황,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셰일유, 헤지펀드가 그것이다.

우선 최근 유가 상승은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원유 생산량이 20여년래 최저로 줄어든 것과 시기를 나란히 한다.

니제르 삼각주 원유 생산시설이 무장 단체의 공격을 받으면서 OPEC 회원국인 나이지리아의 산유량은 일일 140만배럴까지 급감했다. 최근 고점 대비 40% 이상 줄어든 것이다.

FT는 지난 2년간 이어진 유가 급락이 이 같은 폭력 사태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일부 산유국들의 경제가 악화됐고 그 결과 사회적 불안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 역시 60일간의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두 번째 변수는 OPEC 외 산유국들의 공급 상황이다. 최근 캐나다 산불로 인해 캐나다의 원유 생산량은 20% 이상 급감했다. 불길이 잡히면서 앞으로 생산량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복 속도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또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최근 수년간 공급 과잉을 주도하던 미국의 산유량은 13개월 전 정점을 찍었던 일일 970만배럴에서 50배럴 이상 줄었다. 이와 더불어 OPEC의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5대 산유국인 중국도 원유 생산량이 올해 3%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종합하면 일일 300만배럴 이상 공급이 줄어 원유 시장이 2년여래 처음으로 수급 균형을 찾게 될 수도 있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상품에 가장 비관적이었던 골드만삭스는 올해 2분기 유가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세 번째 변수는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량 증대 여부다. 사우디는 생산량을 2014년 일일 960만배럴에서 작년 6월에 1060만배럴까지 늘렸으며 증산 여력도 충분하다.

다만 런던 소재 컨설팅 회사인 에너지애스펙츠는 사우디가 시장에 공급을 대거 늘릴 이유가 없다며, 일일 1100만배럴까지 늘리게 되면 비용과 설비가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의 산유량은 여름 전력 수요가 절정을 이루면서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장은 사우디의 공급 추이를 몇 달 더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칼리드 알 팔리 신임 에너지 장관은 에너지 정책에 대한 안정성을 약속하면서도 고객 수요에 맞추기 위해 ‘지속가능한 최대 설비용량’을 이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셰일유는 네 번째 변수로 꼽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산유량이 2015년 일일 940만배럴에서 2017년에는 일일 820만배럴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유가 상승에 따라 감소폭 전망치도 줄어들고 있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 근접한 현재는 생산량이 이대로 줄어들지 확신하기 어렵다.

지난 2년간 유가 급락 속에서 기업들은 비용 감축에 애를 써왔다. 일부는 배럴당 50달러가 되면 시추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가 급락에 놀란 미국 은행들이 미국 셰일업체들이 정상 가동되면 업체에 유가 변동에 대한 헤지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이 선매에 나설 경우 유가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마지막 변수는 헤지펀드의 자금 흐름이다. 유가가 1월에 배럴당 30달러로 바닥을 찍었을 때 헤지펀드들은 원유 매입을 시작했다. 올해 첫 19주 동안 헤지펀드의 브렌트유 순매입 규모는 4억2000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미국산 원유에 대한 순매입 규모 역시 2억5000만배럴까지 늘었다.

그러나 원유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낙관적 포지션은 지난 2주간 다소 약화됐다. 일부 펀드들은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고 혹여 대량 매도세가 촉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헤지펀드의 추가 매입 여력이 있다고 말한다. 투기성 물량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호가하던 2014년 중반의 기록을 넘어섰지만, 현재는 유가가 당시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아 시장에 떠도는 투기 자금은 훨씬 적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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