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도 구조조정 본격화…채권단, 강도 높은 자구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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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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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장슬기·문지훈 기자 = 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에 대해서도 채권단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채권금융기관들은 대형 조선사들이 제출한 자구계획안만으로도 경영정상화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해운업보다 높은 점을 감안해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다.

◆ 추가자구안 요구까지…압박 가하는 채권단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자구안을 제출 받아 검토 중에 있다. 자구안에는 순차적인 도크 폐쇄 등을 통한 생산력 감축과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 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자구안 수용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상황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겨있지 않아 추가적인 안을 요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룹 차원의 지원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을 직접 만나 경영상황에 대한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과 같이 지원이 시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조선 경기 악화와 수주절벽 등의 영향으로 사전에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이날 경영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 중 일환으로 일부 사업에 대한 분사나 지분 매각 등을 검토한다고 공시했다. 비조선부문 분사와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해명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12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 역시 지난 달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을 만나 강력한 자구계획을 주문했다. 현대중공업의 자구안에는 인력감축을 비롯해 자산매각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 시중은행도 대비…익스포저 규모 커

이처럼 국책은행인 산은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채권금융기관으로서 강도 높은 자구계획안을 요구하는 것은 조선사의 익스포저가 해운사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대형 조선사의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익스포저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대한 시중은행 익스포저는 대우조선해양이나 한진중공업, 현대상선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익스포저는 각각 4조2911억원, 4조8252억원으로 대우조선 2조2365억원의 2배가량이다.

이 중 우리은행의 익스포저가 총 2조8000여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신한은행이 2조2000여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채권단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구계획안 진단을 위한 회계법인 선정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사 후 이들 조선사의 등급이 떨어지더라도 대우조선이나 현대상선 등 현재 구조조정 과정 중인 곳처럼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대한 등급 하향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들 조선사의 자금동원력은 다른 곳에 비해 풍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조선·해운업에 대한 부실 우려가 짙어져 점검하는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어 아직 심각한 상황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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