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야 3당 정책위의장이 참석하는 ‘민생경제현안 점검회의’가 20일 국회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최근 정부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 논란으로 삐걱대던 여야정이 민생 문제만큼은 별개로 두고 ‘협치(協治)’의 묘를 살릴 지 주목된다.
유 부총리와 여야 3당은 19일 3당 정책위의장 의견 조율 끝에 “당의 상황이나 여야 대치 속에서도 민생은 챙겨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같이 합의했다. 앞서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청와대 회동에서 빠른 시일 내 민생경제현안점검 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새누리당 김광림·더불어민주당 변재일·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공식적으로 밝힌 회의 안건은 △회의체 운영 방향 △최근 경제동향과 대응 방안 등이다. 또한 향후 민생경제의 중장기과제와 현안과제를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노동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여야 쟁점법안 처리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120여개 무쟁점법안만 처리하기로 합의, 정부의 역점 사업과 관련된 대다수 쟁점 법안이 20대 국회로 넘어가게 된 탓이다.
반면 야당은 경기침체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에 방점을 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야당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 대책을 청취하고 구조조정에 따른 재원 조달을 위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방안, 조선·해운업 등의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대책도 논의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지난 17일 기재부 등 9개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차관급 인사를 불러 구조조정과 관련한 현안을 보고받았다. 아울러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금융노조 등에서 반발이 거센 정부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추진 문제와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 예산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릴 전망이다.
야 2당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의 앙금이 남은 탓에 일단 회의에는 참석하지만 얼마나 당정의 요구에 협조할 지는 미지수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5.18 기념식장에서 이것(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지 않으면 우리는 이 정권에 협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엄포를 놓은 바 있다. 변재일 정책위의장도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는 문제는 정부의 태도 등을 보고 균형을 맞춰갈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성의 있게 나오면 회의가 더 발전될 수도 있는 것이고 당정(黨政) 협의하듯 ‘협조만 해 달라’는 식으로 나온다면 무엇이 잘 되겠냐”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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