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정진석의 리더십, 돌파구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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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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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8일 충남 공주 지역구 사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선출된 지 보름여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총선 참패를 야기한 원인 중 하나인 계파 갈등이 결국 총선을 치른 지 한 달만에 다시 당의 발목을 잡았다.

'분당', '제2의 유승민 사태' 등의 말들이 오가는 가운데 정 원내대표가 결국 친박(친박근혜)에 무릎을 꿇을지, 아니면 애초 중지를 모았던대로 자신의 안을 밀어붙일지 주목된다. 이에 따라 20일 열리는 '중진연석회의'가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 정진석, "중진연석회의에서 말씀 듣겠다"

정 원내대표는 19일 충남 공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느 쪽으로 싸우고 힘겨루기를 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민들에게 신뢰를 갖고 신념을 갖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대통령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입맞에 안 맞는 인사는 안 된다'는 친박의 태도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전국위 불참으로 비대위-혁신위 인선을 비토한 친박계는 이후부터 대놓고 당을 흔들고 있다. 김태흠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사과 및 인선 전면 백지화' 아니면 '자진사퇴' 택일을 종용했고, 또 다른 친박 일각에선 아예 '뜻이 맞지 않으면 나가라'는 얘기도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내일(20일) 중진연석회의를 소집해서 말씀들을 들어보겠다"고 했다. 비대위-혁신위 투트랙 운영과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직 겸임 결정은 약 1주일 전인 11일 열렸던 원내지도부와 중진연석회의에서 나온 결과였다. 이번 중진들과 정 원내대표 간 만남이 주목되는 이유다.

친박이자 전직 원내대표였던 원유철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정 원내대표에게 짐이 많은 것 같다"면서 "원 구성하는 것과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것의 짐을 효율적으로 나눠지는 게 어떻겠나"라고 말했다. 사실상 비대위원장의 역할을 내려놓고 '혁신'에도 손을 뗀 채 원내대표의 역할에만 충실하라는 얘기다. 정 원내대표는 중진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친박계의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은 "중진회동을 통해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희망한다"고만 짧게 말했다. 

◆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다" 수습까지 '험로' 예상

공천과정에서 있었던 계파 갈등이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당내 혼란이 지속되는 것은 친박과 비박 모두에게 부담이다. 내년 말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민심을 회복하지 못하면 자칫 정권 재창출도 실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 인사들을 추가로 비대위원으로 인선하는 절충안을 냈지만 친박은 이에 대해서도 거부한 상태다.

여론 수렴 차원에서 중진회의를 소집하게 됐지만, 정 원내대표가 앞서 비대위-혁신위 투트랙 운영을 결정한 것도 설문조사, 중진회의 등이 바탕이 됐다. 일각에선 '친박계 여론을 수렴해야만 되는 것이냐'는 탄식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심이 된 친박과 달리 명확한 구심점이 없는 '비박'이 쉽게 당을 쪼개지는 못할 것이란 점이 그나마 타협의 여지를 벌어주는 상황이다. 

비박계이자 3선의 이군현 의원은 "솔직히 볼 때 너무했다"면서 "2007년에 누구를 도왔느냐에 의해서 나눠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건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를 중심으로 친박의 세가 결집된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인선 유지'를 주장하는 비박계와 달리 "정 원내대표께 사표를 내라고 할 수 없으니까 중진 비대위원들이 사퇴해주고, 원내대표가 새로 (비대위를) 균형있게 짜서 전국위를 다시 열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았던 인명진 목사는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수습할 수 있는 딱 한 분이 계신데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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