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주석의 대만 총통 취임식이 열리는 20일 중국 관영언론이 거침없는 논평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표출해 주목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0일 논평을 통해 "오늘 오전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이 대만 총통에 취임한다"면서 "이는 불확실성 가득한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차이잉원의 얼굴과 패션모델을 합성한 다소 '우스꽝스러운' 사진을 논평과 함께 실은 것도 눈에 띈다.
또, 차이잉원이 중국과 대만, 양안관계의 향방을 좌우할 '92공식'과 '하나의 중국'을 취임사에서 거론할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고 '온건한 대만독립' 노선을 견지하고 "현 상황을 지속한다"는 뜻을 명확히 밝힐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천수이볜과 비교하면 다소 개선된 입장이지만 차이잉원의 취임으로 중국과 대만의 정치적 관계가 멀어질 것은 분명하며 중국이 아픔을 각오하고 강경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도 함께였다.
환구시보는 "차이잉원이 내놓은 '현상유지'라는 입장을 중국이 받아들일 경우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 민진당의 정치노선을 대만 전체로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 보다는 정치, 경제, 군사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정권에 압박을 가해 대만독립 노선 유지의 기회비용을 높여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상황이 중국에 유리하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환구시보는 "양안관계의 주도권은 중국의 손에 있어 차이잉원의 총통 취임과 민진당 집권에 당황할 필요가 없다"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해 민진당의 '온건한 대만독립' 환상을 없애고 민심이 대만독립 노선에서 시선을 거두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총통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차이 주석은 20일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열리는 제14대 총통 취임식을 통해 정식으로 대만 총통이 된다. 대만 첫 여성 총통이자 중화권 최초의 여성 통치자로 주목된다. 또, 이는 대만 역사상 세번째 정권 교체로 민진당은 8년만에 다시 정권을 잡게 됐다. 이
이날 취임식에는 대만과 수교를 맺고 있는 파라과이, 스와질란드 등 6개국 원수를 포함해 55개 지역 및 국가의 축하사절, 정부각료, 시민 1만여명이 참석한다. 차이잉원의 취임연설 후에는 대만 민주화와 독립을 염원하는 저항가요 '메이리다오'(美麗島)' 합창이 타이베이에 울려퍼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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