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글로벌 온라인 판매업 진출, 철저한 현지화가 관건

해외직판지원서비스 티쿤 대표 김종박

[티쿤 김종박 대표. 사진=티쿤 제공]

온라인으로 다른 나라에서 영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히 그 나라 사이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스트코가 잘 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할인마트와 기본 조건이 같은 상황에서 더 나은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도 마찬가지다. 철저히 현지화하지 않고는 상품을 팔기 어렵다.

홈페이지는 자동번역 프로그램으로 번역해 놓고, 전화는 국제 전화를 해야 하고, 게다가 그 나라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결제수단은 통용되지 않는 등 현지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장사가 잘 될 리 없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살 때면 환불과 반품에 관한 걱정이 많다.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가 여부다. 

모든 것을 현지화해야 한다. 그 나라에 법인을 세우는 것부터 결제수단과 언어를 현지어로 맞추고 전화응대까지 원어민이 맡아야 한다.

그렇게 하고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하물며 외국인 손님에게 한국 사이트에 와서 물건을 사라고 권하는 상황에서 영업이 되는 자체가 신기한 일이다.

필자가 아는 한 온라인 수출에 성공한 사이트들은 대부분 철저히 현지화한 사이트뿐이다. 역직구로 성공한 사이트는 한국 연예기획사 상품을 파는 사이트 하나뿐이다.

최근에 5만개 역직구 사이트를 만들어줬다는 회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들 사이트에서 한해 매출이 1000억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1000억원이라는 전체 매출을 5만으로 나누면 평균 한 사이트 당 연 매출이 200만원에 불과하는 소리가 된다. 이다. 1년에 1개 사이트에서 평균 200만원어치 상품을 파는 것은 너무나 적은 수치다.

이 회사가 최근 온라인 수출 성공사례라고 내세우는 업체는 해외 직판을 작년에 처음 했다. 또 한 회사는 해외 바이어에게 판 걸 온라인 성공 사례라고 내세웠다.

필자는 작년에 현지화 독립몰 해외 직판 방식으로 필자 회사 제품 100억원어치를 일본에 팔았다. 5개 사이트를 오픈해서 모두 성공시켰다. 그리고 27개 다른 회사 사이트의 일본 진출을 돕고 있다. 직영 사이트와 도와준 사이트를 합치면 작년 매출이 총 128억원이다.

필자는 2002년부터 온라인 수출을 해왔다. 일본에 판매대행업도 해보고, 입점 대행업도 해봤다. 필자 경험으로는 해외 쇼핑몰 입점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역직구는 더 안 된다. 필자는 해외 쇼핑몰 입점이나 역직구로 성공한 경우는 앞서 말한 한국 연예기획사 상품 판매 사이트 외는 알지 못한다.

반면 현지화 사이트는 성공 사례가 이미 충분하다. 필자도 100억원을 넘게 팔았지만, 한국 동대문 옷을 중국에 파는 에이컴메이트(2014년 매출 1000억원 이상), 동대문 옷을 일본에 파는 ㈜다홍(1000억원 이상),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파는 ㈜지즐(매출 100억원 이상), 그리고 몇몇 인쇄물 판매 사이트들이 있다.

필자는 적어도 온라인 수출 분야에서 만큼은 한국에서 전문가 소리를 듣는다. 그러다 보니 정부 기관에서도 이쪽 관련 정보를 요청한다. 그때마다 필자는 정부 관계자에게 해외 쇼핑몰 입점이나 역직구로 성공한 사이트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청한다. 정부에 그런 자료가 있을 리 없다.

미디어도 자주 만난다. 만날 때마다 해외 쇼핑몰 입점이나 역직구로 성공한 사이트 정보를 알려달라고 한다. 알려 줄 수가 없다. 그런 사이트가 없어서다. 

우리는 지금 그림자놀이를 하고 있다. 미디어에서는 해외 쇼핑몰 입점이나 역직구로 진출하라고 하고, 잘 된다고 하는데 실체를 찾아 볼 수가 없다.

현지화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 한국에서 해외 쇼핑몰에 입점하거나 역직구 사업은 안 된다는 건이 상식이다. 우리는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성공한 사례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말 해외 쇼핑몰 입점과 역직구로 성공한 업체가 과연 있는지 이런 것들이 확인되지 않고 무작정 해외 쇼핑몰 입점하면 자칫 소기업이나 개인의 돈만 날릴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