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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아트부산 2016'이 20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다. 전시장 입구 쪽에서 바라본 전경. 파노라마로 촬영했다. [사진=박상훈 기자]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아트부산'이 이 정도로 성장할 줄은 몰랐다." "국내 최대를 넘어 아시아 최대라고 해도 손색없다."
20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한 '아트부산 2016'에 대해 현장에서 만난 국내외 미술계 관계자들은 이같이 말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개최 5년 만에 국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로 자리잡은 아트부산은 오는 23일까지 벡스코 제1전시관에서 열린다.
◆ '국제 아트페어' 걸맞은 규모…신진 콜렉터 겨냥한 섹션 구성도
올해는 19개국 총 191개 갤러리(해외 77곳, 국내 114곳)들이 4000여 점을 출품해 '국제 아트페어'라는 명성에 걸맞은 전시를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가나아트, 아라리오 갤러리, 리안 갤러리 등 메이저 화랑들이 대거 참가했고, 대구의 우손 갤러리는 처음으로 아트부산에 작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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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오펜하임 'Theme for a Major Hit', 1974(우손갤러리)[사진=아트부산 2016 조직위원회 제공]
개막 하루 전인 19일에는 25년간 패션잡지 사진작가로 활동해 온 캐나다의 로베르토 듀테스코가 작가와의 대담 시간을 가졌다. 디지털 사진, 포토샵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아트부산을 계기로 한국에 처음 들어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사진작가라기 보단 철학자에 가깝다"며 "디지털 사진에서의 '픽셀'은 사각형이지만, 아날로그 사진은 원형이다. 내가 찍는 대상은 생명체이기 때문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찍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피력했다.
아트부산은 매년 신진 콜렉터를 겨냥해 40세 미만 작가의 솔로전시를 선보이는 'S-부스 섹션'을 구성해 왔다. 이는 설립 5년 미만으로서 아트부산에 처음 참가한 화랑들에 파격적인 조건에 부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올해는 총 12곳의 갤러리가 이 섹션에서 전시를 펼친다. 갤러리 메이의 조영철, 연오재의 권도연, 스튜디오 콘크리트의 권철화, 스페이스 오뉴월의 김현정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 한·불 수교 130주년 기획전 '반짝' 유아인·이광기 등 스타 '번쩍'
아트부산은 본 전시 외에도 실험적인 작업을 소개하고, 회화에 편중돼있는 국내 아트페어의 경향을 다변화하기 위한 특별전으로도 소문났다. 올해는 부산시립미술관, 부산비엔날레 등과의 협업을 통해 '시각성의 재해석', '부산비엔날레 아카이브전' 등을 마련했다.
시각성의 재해석은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프랑스 작가 특별전으로, 가엘 다브렝쉬, 미셀 뒤포르, 티모티 탈라드, 장-마리해슬리의 회화,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아트부산이 끝난 뒤에는 부산시립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 7월 초까지 전시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 지난 36년간 부산비엔날레가 걸어온 역사를 보여주는 아카이브전에서는 '2016 부산비엔날레'에 대한 소개, 최근 진행된 사업, 시테 데자르 레지던시의 성과 등을 함께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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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 젠, 'Under Heaven-2809F01 49', 2014(메이딘 갤러리) [사진=아트부산 2016 조직위원회 제공]
VIP 콜렉터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올해는 '아트 서포터즈'라는 이름으로 부산 지역의 병원, 사업체 등이 전시장에서 작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갤러리와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 시행된다. '스페셜리스트 투어'는 지난 2013년 '아트쇼부산'이 처음 도입한 VIP 대상 프로그램으로, 전문 스페셜리스트가 고객의 관심과 성향에 따른 맞춤형 아트 컨설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트부산 조직위원회는 "신진 콜렉터의 미술시장 진입을 돕고 기존 콜렉터에게는 새로운 시장 정보를 발빠르게 전달한다"며 "참여 갤러리와 콜렉터 모두의 만족도가 높은 아트부산만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월 화랑미술제를 통해 사진작가로 데뷔한 배우 이광기(47) 씨는 아트부산 2016의 '아트소향' 부스에 'Sympathy vs Empathy'란 주제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최근 아프리카 여행 중 카메라 셔터로 마음에 꾹꾹 눌러 담은 풍경들을 이번 전시에 펼쳐 놓는다. 20일에는 영화배우 유아인(30) 씨가 전시장을 찾아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광안대교, 해운대를 오가는 요트투어 등 수도권 고객과 해외 VIP 유치에도 세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아트부산이 앞으로 KIAF(한국국제아트페어)와 어떻게 다른 '결'을 보여주며 성장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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