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이 향후 대만과의 협력은 대만의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 인정 여부에 달려있다는 뜻을 재차 전달했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사은 중국의 대만사무 총괄기구인 국무원 대만판공실의 먀사오광(馬曉光) 주임이 "대만은 92공식을 인정해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과 대만 공동의 정치적 기초를 세워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양안간 협력과 협의 체제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고 21일 보도했다.
마 주임은 또 "지난 2년간 양안은 핫라인 등을 통해 긴밀히 소통하고 민감한 문제 해결과 오해, 의견 불일치 등을 관리해 왔다"면서 "이해와 신뢰 증진으로 불가능하게 생각됐던 일을 현실로 만들어왔다"고 강조했다.
대만과의 민간 협력기구인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도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대만 측 파트너인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도 '92공식'을 인정해야 소통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차이잉원(蔡英文) 신임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식에서 '92공식'을 확실하게 언급하지 않으면서 중국은 관영언론 등을 통해 거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신화사는 21일 논평을 통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핵심을 우회하려 하지 말라"며 "92공식을 재확인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화사는 "차이 총통과 집권당인 민진당이 대만독립 노선을 견지하고 있으며 과거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재임 시 양안이 이미 합의한 내용까지 파기하며 관계가 악화된 전력이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차이 총통이 대만독립이라는 짐을 던지고 '하나의 중국'이라는 정치적 기초로 확실히 돌아와야지만 양안의 평화로운 발전과 대만 동포의 행복 실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차이 총통은 전날 취임사에서 "1992년 양안간 상호이해와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는 것)라는 정치적 사고, 소통과 협상을 통한 약간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역사적 사실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는 명시적으로 '92공식'을 인정하지 않고 하나의 역사적 사실로 보고있다는 의미다. 이에 신화사가 핵심을 우회하지 말라고 지적한 것이다. 신화사는 "차이 총통이 양안관계에 애매모호한 태도와 회피적 화법을 쓰고 있다"며 "이는 미완의 답안으로 중국과 국제사회가 납득할 만한 확실한 대답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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