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수원·성남·고양·과천·화성·용인시 등 경기도 내 지방교부세 불교부단체 6곳에 우선 나눠주던 조정교부금 특례제도가 시행 2년 만에 폐지될 전망이다. 현행 특례로 인해 조정교부금이 일명 '잘 사는 동네'에 더 많이 돌아가면서 특정 시·군의 재정격차가 더욱 확대되자 이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2013년 특별재정보전금을 없애는 대신 시·도 조례로 불교부단체의 우선 배분권 부여를 위임했지만 조성액 90% 가량이 해당 지자체에 돌아가는 등 부작용이 커지자 다시 상위법 손질로 '발등의 불 끄기'에 나선 것이다.
행정자치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자치단체장, 지방공기업, 학회, 민간 전문가 등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2016년도 지방재정전략회의'를 열어 최근 국가재정전략회의 세부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행자부는 시‧군 조정교부금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도세의 27%(50만 이상 시는 47%)를 인구수 50%, 징수실적 30%, 재정력지수 20% 수준을 기준으로 시‧군에 나눠주는 배분기준 중 인구·징수실적 반영 비율은 일부 낮추고, 재정력지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15년부터 경기도 6개 시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조정교부금의 우선배분 특례가 없어진다. 지난해 기준 경기도 조정교부금 총액 2조6000억원의 52.6%(1조4000억원)가 수원·성남·고양·과천·화성·용인시 6곳에 우선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행자부는 시·도 조례와 상관없이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관련 절차를 거칠 방침이다. 연내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거쳐 이르면 2017년 예산에 반영시킨다는 구상이다. 특례로 인해 거둬들이던 지원금 총 5000억원 규모는 내년부터 도내 다른 시·군에 각기 평균 200억원씩이 돌아가게 된다.
정부는 또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 절반 가량인 약 1조4000억원의 공동세 전환을 꾀한다. 전년도 지방소득세 총액은 12조8000억원(개인분 7조7000원, 법인분 5조1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도 지역에서는 2조8000억원의 세수를 거두고 있다.
예컨대 화성과 연천간 법인지방소득세 격차는 작년 325배(3023억원, 9억3000만원)를, 앞서 2014년에는 154배에 달했다. 도내 시군간 공동세수 배분 방법은 재정력, 인구수, 균등배분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연내 순회토론회 등 충분한 의견수렴 및 공감대 형성 뒤 내년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행자부 정정순 지방재정세제실장은 "현 조정교부금 특례 제도는 특정 불교부단체의 배만 지속적으로 불려주는 상황"이라며 "배분 기준이 왜곡되면 국가 정책도 잘못될 수 있어 상위법으로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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