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6/05/23/20160523130819396194.jpg)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꽃이기 전에 풀이었고
기억에도 없는 잡초였고
마당에 핀 그 꽃이었고
밭둑에 핀 저 잎사귀들
들짐승의 허기를 채우던 허리잘림
아버지 풀지게 끝에 달려 온
지친 흐느적거림이었고
장독대에 핀 작은 흔적이었던 것이
할머니의 꽃밭에서 채송화가 되고
선비의 창가
왕의 정원에서도 향을 팔지 않아
더욱 향기로워진 매화도
꽃내음에 팔려 간 이국에서
외로움에 피어 미스김라일락이 된
수수꽃다리의 전설까지
꽃이기 전에 들풀이었고
이름을 얻기 전에는
초라한 지시대명사였던 잡초도
이제 모두 꽃입니다.
-----
오월 같지 않은 무더위입니다. 어느 새 주변은 모두 푸르러 졌습니다. 푸르름이 한층 좋은 계절입니다. 살아서 푸른 것들,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 지는 것들 모두 꽃이거나 꽃을 기약하고 있습니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6/05/23/20160523135029925370.jpg)
꽃에 대한 명상 [사진=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