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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의 시골편지]꽃에 대한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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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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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 시인(OK시골, 카카오스토리채널 ‘전원주택과 전원생활’ 운영)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꽃이기 전에 풀이었고
기억에도 없는 잡초였고
마당에 핀 그 꽃이었고
밭둑에 핀 저 잎사귀들


들짐승의 허기를 채우던 허리잘림
산새들의 목을 축이던 이슬맺힘


아버지 풀지게 끝에 달려 온
지친 흐느적거림이었고
장독대에 핀 작은 흔적이었던 것이


할머니의 꽃밭에서 채송화가 되고
선비의 창가
왕의 정원에서도 향을 팔지 않아
더욱 향기로워진 매화도
꽃내음에 팔려 간 이국에서
외로움에 피어 미스김라일락이 된
수수꽃다리의 전설까지


꽃이기 전에 들풀이었고
이름을 얻기 전에는
초라한 지시대명사였던 잡초도
이제 모두 꽃입니다.


-----


오월 같지 않은 무더위입니다. 어느 새 주변은 모두 푸르러 졌습니다. 푸르름이 한층 좋은 계절입니다. 살아서 푸른 것들,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 지는 것들 모두 꽃이거나 꽃을 기약하고 있습니다.

꽃에 대한 명상 [사진=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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