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들’ 김진황 감독 “역할대행, 실제로 존재…가족·친구 역할까지 해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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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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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양치기들' 감독 김진황[사진=KAFA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김진황 감독이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양치기들’의 소재 구상 및 주인공들의 직업인 역할 대행업에 대해 언급했다.

5월 2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점에서 진행된 영화 ‘양치기들’(감독 김진황·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제공 영화진흥위원회·공동제공 배급 CGV아트하우스) 언론시사회에서는 김진황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종환, 차래형, 송하준, 윤정일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앞서 ‘양치기들’은 거짓말을 파는 역할대행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전직 연극배우 완주(박종환 분)가 살인사건의 가짜 목격자 역을 의뢰 받은 후 위험한 거짓의 덫에 걸려들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김진황 감독은 시나리오를 처음 구상할 당시를 회상하며 “고민이 많았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나 지난 시간에 대한 고민들이었다. 그러다가 거짓말이라는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고 ‘양치기들’에 이르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야기의 시발점은 저의 군 생활이었다. 영화에 나온 것들은 모두 제가 직접·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이다. 군 생활 당시 선임은 내게 ‘아는 걸 모르는 척 하고 모르는 걸 아는 척 하면 군 생활이 순탄할 것’이라 말했다. 아닌 척, 맞는 척 하고 지내는 게 쉽지 않았는데 군 생활이 끝난 후에도 그 말이 적용되는 순간들이 있더라. ‘이럴 수밖에 없는 건가’, ‘이게 맞는 건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극 중 주인공 완주는 연극배우 경험을 살려 역할대행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인물이다. 그는 누군가의 남자친구 혹은 친구 등을 연기하며 상대의 거짓말을 돕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다. 이 같은 독특한 소재 및 직업군에 대해 실제 있는 직업인지, 사전조사 과정은 무엇인지 물었다.

김진황 감독은 “실제로 있는 직업”이라며 “처음 알게 된 것은 다큐멘터리를 통해서였다. 어떤 결혼식장에서 가족은 물론 친구들까지 모두 가짜인 사례였다. 너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짧은 영상에서 그 가족(연기를 하는 배우들)은 ‘우리 딸을 잘 부탁한다’며 서슴없이 대화를 하곤 하더라. 진짜 저런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알아보니 그런 일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있었고 생각보다 쉬운 루트로 접근하게 되어 이야기들을 꾸리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인공 완주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두 가지 거짓말에 대해 김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거짓말이라는 명확한 습성에 대해 다루려던 건 아니다.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을 하며 느꼈던 비겁한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다”며 “인물들의 비겁한 태도에 대해서 말하고자 했다”며 그 의미를 더했다.

‘양치기들’은 단편 ‘보편적 순간’과 ‘갑과 을’로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폰 필름 페스티벌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과 제11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초청된 바 있는 김진황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6월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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