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매년 이맘때쯤 파리 마레지구는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에는 세련된 술집, 식당, 부티크 모두 전과 다르게 조용한 모습이다.
마레 지구에서 여성복을 파는 시릴 세마마는 “원래는 춥건 덥건 비가 오건 햇빛이 쨍쨍하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여기는 관광지인데도 관광객이 많이 없다. 원래는 이렇지 않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13일 130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 테러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파리의 관광산업은 회복세를 찾는 데 고전하고 있다고 현지시간 22일 USA투데이는 보도했다.
게다가 3월 22일에는 이웃 벨기에의 브뤼셀 공항에서 자살 폭탄 공격이 벌어지고, 5월 19일에는 파리를 출발한 이집트에어가 지중해에 추락하는 등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주요 관광지와 관공서 주변으로 경비가 삼엄해지고 거리와 공연장 등에서 인파가 줄었다는 점이다.
파리 관광청의 통계 담당자인 토마스 데샹에 따르면 파리의 호텔 예약률은 작년 11월 테러 직후 전년비 24% 급락했다가 3월에는 8% 감소로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관광객은 여전히 파리행을 주저하고 있다. 지난주 프랑스 의회는 11월 테러 직후 선포한 비상사태를 7월 말까지 2개월간 연장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데샹은 이것이 “현실에 잘못된 인상을 주고 사람들로 하여금 진짜 비상사태라고 느끼게 한다. 비상사태는 전쟁터에서나 선포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리의 밤을 즐기지 않는 것은 관광객뿐이 아니다. 프랑스 국민들 역시 지난 테러로 인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
음악 레이블인 데시벨 프로덕션의 피에르-알렉산드르 베르타디에르 대표는 “콘서트장 관객들이 10~15% 가량 줄었다”며 “작년 공연장 테러 이후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오는 것을 겁낸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정부와 경찰은 또한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스포츠 행사를 앞두고 경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현지시간 22일부터 2주간 펼쳐질 프랑스오픈 테니스 경기에 안전 요원을 지난해 대비 25% 늘렸다.
또한 6월10일부터는 '미니 월드컵'으로 불리는 유로 2016이 개최되는데, 개막전과 결승전이 작년 11월 공격 대상에 포함됐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라 정부는 더욱 보안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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