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경기 어려울수록 싱크탱크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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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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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경기가 어려울수록 싱크탱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성장은 정체되고, 수출증가율과 생산지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불황'의 짙은 그림자가 중소기업을 덮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연구원(이하 중기연)이 과거 해외의 유사사례 등을 연구한 결과가 정책당국자들에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방향을 제시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24일 글로벌경제 위기 속에서 저성장 늪에 빠져있는 우리나라 경제와 중소기업의 현주소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과 계획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 “주력산업의 정체, 글로벌 경제여건 악화 등으로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직면해 있다”며 “그동안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이 둔화되고 내수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활력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활동마저 지연되면서 고용시장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저성장·저투자·저고용, 세 가지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 주력 업종의 부진으로 위기에 직면한 우리나라 제조업의 현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제조업 불황 기간이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과거 불황기와 현재의 제조업 경기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제조업 생산증가율은 6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생산 증가율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개 분기 이상 연속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 1∼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 이후 세 번째다.

기간 면에서는 이전의 위기 때보다 불황이 길어지고 있는 셈이다. 1998년엔 4개 분기 연속, 2008년에는 3개 분기 연속으로 제조업 생산이 감소하다 반등했지만 지금은 6개 분기째 불황 이전의 생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러한 위기의 상황일수록 중기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중기연은 국내·외 중소기업 관련 문제를 종합적으로 조사․연구해 이와 관련된 국가의 정책 수립에 이바지한다. 또 이를 널리 보급·활용케 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건전한 발전과 국제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김 원장은 “중소기업에 대해 연구하다보면 중소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전반적인 사안과 연계된 경우가 무척 많다”며 “중기(中企) 현안과제 해결, 미래 정책환경 대비를 위한 정책연구 수행에 있어 산·학·연과의 공동연구와 세미나, 토론 등의 협업을 강화해 정책당국자들이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보다 정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필요한 연구과 중기(中企)정책 효율화를 위한 연구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받아온 ‘경쟁력’, 경영환경, 글로벌 트렌드에 따른 중장기 경영전략수립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연구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중기연은 중소기업의 현안 이슈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학계전문가와 연계한 포럼, 세미나, 주요이슈에 대한 연구모임, 외부기관과의 공동 세미나 활성화 등에 나설 방침이다.

김 원장은 “연구원 박사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글로벌화 전략, 중소기업 인력문제,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 신서비스산업 발전전략 등을 수립하기 위한 원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연구모임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국내외 우수사례 분석 등을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 정책당국에 제언하고 중요한 내용은 세미나 등을 통해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가다듬겠다”고 말했다.

최근 중기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연구소는 2015년 12월말 기준 3만3647개소로 2010년 이후 연평균 2600개씩 증가했다. 이에 반해 연구소당 평균 연구원 수는 8.4명에서 5.2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연구원 중 20대와 30대 연령 비중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2012년 이후 그 수가 정체돼 있다. 이 같은 현실은 효율적인 재원활용을 통한 연구원의 외연 확대가 얼마나 필요 충분한 조건인지 실제 수치로 보여준 결과다.

활력 넘치는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경쟁력 있는 중소 협력 부품·소재기업들의 지원과 중요성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 원장은 “최근 조선·해운·건설·철강·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는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부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산업생태계의 기반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소재 중소기업에 대해선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희생당하지 않도록 정책금융기관 자금지원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한번 무너진 산업생태계 복원엔 큰 비용과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일시적인 자금난과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소재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뜨겁게 이슈로 떠오른 ‘중기적합업종 법제화’에 대해선 대기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사업 진출에는 반대의사를 밝혔다.

김 원장은 “우리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간 유지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시장경제를 표방하고 있어 기업의 경영활동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나 대기업이 진입장벽이 낮고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들의 비중이 높은 분야로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업 스스로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기업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업종으로의 진출을 법으로 강제하기 전에 기업윤리와 연관된 것이란 점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대기업의 자본력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과 경쟁하는데 사용한다면 이를 받아들일 국민이 얼마나 되겠냐”며 “대기업은 국민의 눈높이에 벗어난 사업영역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기적합업종과 관련해선 민감한 사안인 만큼, 사회적 합의기구인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의 자구노력에 대한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원장은 “정부가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과 기술력이 부족한 현실을 인정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정부도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야 하기에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무한정 지원할 수는 없다는 한계를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중소기업 스스로의 자구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구조와 기술변화속도에 대응하고 나날이 치열해지는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 못지않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 인력에 대한 투자는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중소기업에 있어 중요한 기술도 사람에서 나온다”면서 “핵심인력 확보를 위한 노력은 절대 소홀히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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