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몬산토 인수 제안..순조롭게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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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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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 DB]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독일의 제약 화학 업체 바이엘이 미국의 종자 농업 업체 몬산토를 62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인수가 순조롭게 성사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24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23일 바이엘은 몬산토에 현금 620억달러(73조원)에 인수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독일 회사의 인수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바이엘은 몬산토 인수를 통해 세계 농화학시장 점유율 32%에 이르는 세계적인 종자·화학 공룡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다우케이컬와 듀폰은 1,300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진행했고 올해 2월에는 켐차이나가 스위스 신젠타를 430억달러에 인수했는데, 전문가들은 바이엘이 이 같은 인수 합병 물결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엘 경영진은 몬산토 인수의 근거를 거창하게 설명했다. 2050년에는 지구상에 인구가 100억명에 이를 것인데 기후 변화로 1인당 농지는 17% 줄어들 것이다.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생산성이 60% 늘어나야 한다. 즉 기술 발달로 종자와 농작물을 관리해야 하는데 이를 바이엘-몬산토가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엘이 빠뜨린 점이 있다. 곡물 가격 하락과 농부 수입 감소로 인해 농업 관련 공급업이 하락 추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농업 화학 업체들의 순익과 주가는 압박을 받고 있다.

바이엘의 인수 근거는 바이엘 주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바이엘 주가는 지난 17일 이후 10% 이상 추락했다. 인수 금액이 발표된 23일에는 4% 이상 곤두박질쳤다.

애널리스트들은 바이엘 주가 하락의 이유를 제약종목에 투자하는 이들이 떨어져나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엘이 제약업체에서 농화학 제품 공급사로 전환될 것이라는 것이다.

바이엘은 인수를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올리브트리 애널리스트들은 바이엘이 대규모 인수를 통해 주력 사업을 제약에서 농화학으로 전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엇인지 투자자들을 확실히 납득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인수가 성사될 수 있을지 여부에 의구심을 표한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제레미 레데니우스 애널리스트는 바이엘이 몬산토 주식에 37%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122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했지만, 몬산토는 주당 135달러 이하로는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니온 인베스트먼트의 마쿠스 만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인수 제안액에 대해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 결정은 합리적이지만 지금 제시한 금액이 최대치다. 인수가를 높여야 한다면 인수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몬산토는 인수액 마련에서 부채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을 155억달러어치 매도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해도 바이엘의 순부채는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4배에 이른다.

게다가 몬산토의 제안 수용 여부에 관계없이 일단 이들의 거래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반독점 당국으로부터 철저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다. 미국과 유럽 당국은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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