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조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전체 직원의 20%를 감원하거나 직원의 연봉 20%를 삭감할 것이다.”
최근 중국 방정증권이 이러한 내용의 통지문을 내부적으로 직원들에게 하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방정증권 직원 수는 현재 5800여명, 이중 20%에 상당하는 1000명이 넘는 직원이 감원될 수 있다는 셈이다.
소문이 확산되자 방정증권은 23일 조직효율성 제고란 1인당 업무능력을 높이는 데 있지 무조건 감원하는 것은 아니라며, 강제적으로 감원 비율을 정한 적도 없고, 감봉설에 대해서도 금시초문이라고 해명했다.
비단 방정증권뿐만이 아니다. 중국 증권가에도 구조조정의 한파가 불어 닥치고 있다.
지난 해 여름 증시 폭락 후 현재까지 광발증권·대통증권·화태증권·방정증권·해통증권·중신증권·은하증권 등 15개가 넘는 증권사에서 변칙적인 방식으로 감봉·감원을 하고 있다고 금릉만보(金陵晩報)가 24일 폭로했다.
지난 해 상반기까지만해도 상하이종합지수가 5000선을 돌파하는 등 중국 주식시장에 유례없는 폭등장이 나타났다. 너도 나도 증권사 계좌를 개설해 주식 투자에 나서면서 상하이 증권거래소 하루 거래액만 1조 위안이 넘은 날이 15일이나 됐다. 이는 자연스럽게 증권사들게 두둑한 수입을 안겨줬다. 각 증권사들마다 경쟁적으로 인력을 늘리며 브로커리지 업무를 확장했다.
증권 조사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지난 2014년말부터 2015년 말까지 1년 사이에 직원 수가 30% 이상 증가한 증권사만 모두 6곳이다. 선만굉원 증권이 인력을 180% 늘려 가장 많았다. 그 뒤를 방정증권이 이었다. 방정증권 직원 수는 2014년말 4500명에서 2015년말 8363명으로 1년 사이 85.84% 늘었다. 이밖에 국태군안 증권, 서남증권, 태평양증권, 국금증권이다.
하지만 지난 해 여름 폭락한 증시가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면서 수입이 줄어든 증권사들이 이제 감원·감봉을 고려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매년 3~4월마다 증권가에서 벌어졌던 연말 보너스 잔치도 이제 남의 일이 됐다. 선전의 한 국유배경의 증권사는 원래 3월말 지급하기로 했던 연말 보너스를 갑작스럽게 연기했다. 한 증권사 펀드매니저는 수개월간 월 상여금이 거의 '제로(0)'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베이징청년보는 지난 해 여름 증시 폭락후 중국 21개 증권사에서 증시를 살리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100억 위안(약 38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어 주식을 매입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가 다시 활기를 되찾아야만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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