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내기업을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 말라. 그들은 경쟁해야 할 상대가 아니라 협력해야 할 상대다. 여러분의 경쟁 상대는 해외시장에 있다.”
올해 들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경영행보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최 회장은 ‘차이나 인사이더’로 대표되는 중국 현지화 전략과 함께 최근에는 경제 빗장이 풀린 이란을 비롯, 오일머니를 앞세워 체질변화를 괴하고 있는 중동 국가들과 동반상생을 모색중에 있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기회의 땅’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동 국가를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중동지역은 에너지와 화학 비즈니스를 비롯, 조인트 벤처 설립을 통한 협력에 유리할 뿐 아니라 대규모 인프라 구축 수요가 커 SK그룹에 있어 성장을 위한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
최 회장은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경제사절단에 동행해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 로크노딘 자바디 대표 등과 만나 SK와 NIOC간 자원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이어 10일에는 방한한 자베르 무바라크 알 하마드 알 사바 쿠웨이트 총리와 만나 에너지화학, 신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 회장 등 SK그룹 경영진은 자베르 총리 면담에 이어 아나스 알 살레 쿠웨이트 석유부장관 겸 KPC 회장과도 따로 만나 세부적인 협력 방안을 추가로 논의했다.
SK그룹은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유일하게 KPC와 에너지산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향후 원유탐사, 석유화학 및 신에너지 분야 등에서 협력에 나설 방침이다.
또 SK그룹은 중국과의 협력을 늘려 제약·바이오, 반도체소재·모듈, 정보기술(IT) 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LNG 등 5대 신성장동력을 강화하고, 오는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과 세전이익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연내 중국의 화디엔 그룹과 LNG공급 및 LNG터미널 공동사업을 추진한다는 목표로 막바지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되면 SK는 LNG부문에서 오는 2020년까지 매출 8조2000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CT를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부문에서는 폭스콘 등 중화권 사업 확대를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국내외 업체와의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 이럴 경우 ICT부문에서 오는 2020년까지 연 매출 2조5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반도체소재 부분과 제약·바이오사업 확대를 위해 중국 및 다수의 외국 기업들과 손잡고 사업 확장을 노린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이 돼야 한다고 자주 주문했다”며 “SK는 기존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글로벌 확장을 통해 신성장 먹거리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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