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 전국사무금융서비스·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이 외환·증권시장의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대응하려는 방안이 아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에 편입하기 위한 조치로, 증권노동자의 근로여건만 악화시킬 것이라는 것.
사무금융·거래소 노조는 24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환시장과 증권시장의 거래시간 연장 계획을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MSCI에서는 선결과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외환·증권시장의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는 방안은 사실상 MSCI 선진지수 편입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중국도 MSCI 신흥지수 편입을 위해 모건스탠리와 해외 투자자들이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또 "하지만 거래시간 연장이 MSCI의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이 될 수 없다"며 "MSCI는 국내 외국환은행(로컬 커스터디안)을 통하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최적의 거래상대방을 선택하고 최적 환율로 거래하고 싶다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노조 측은 정부가 외국환은행의 의무적 사용 폐지를 통한 역외외환시장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이 MSCI 요구사항을 다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불필요하게 거래시간만 연장해 증권노동자의 피로도만 증가시키는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얘기다.
이들은 MSCI가 또 다른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싱가포르거래소 MSCI 한국물지수 선물 상장과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노조는 "한국물지수 선물이 싱가포르에 상장하면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위축이 우려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상당수가 자본시장 환경이나 규제 차이로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동기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국내증시 선진화를 위한 조치가 오히려 국내시장의 유동성을 잠식할 것"이라며 "30분 거래시간 연장은 증권노동자의 근로여건 악화만 가져올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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