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갈길 바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다시 이메일에 발목이 잡혔다. 미국 국무부감사실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 등에 따르면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과거 장관 재직 시절 일부 업무 이메일 기록을 국무부에 제출하지 않았고 관련 면담요청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작성하거나 수신한 내용을 인쇄한 뒤 국무장관실의 다른 공문서와 함께 보존해야했지만, 이러한 국무부 규정에 따르지 않았다.
WP는 “보고서에는 2010년 국무부의 기록물 담당 관계자들이 클린턴 전 장관의 사설 이메일 사용에 대해 우려하는 내용을 윗선에 보고했지만,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과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국무부 감사관실은 또 보고서 작성을 위해 클린턴 전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반면 존 케리 현 국무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콜린 파월, 콘돌리자 라이스 등 전임 국무장관들은 모두 면담에 응했다.
NYT와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등은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공개된 이번 보고서로 인해 클린턴 전 장관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즉각 공세에 나섰다. 트럼프는 이날 캘리포니아 주 남부 애너하임 유세에서 “오늘 클린턴 전 장관에게 나쁜 소식이 있다. 감사 보고서 내용이 (그녀에게) 좋지 않게 나왔다”며 “나는 힐러리와 경쟁하기를 원하지만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혀 ‘이메일 스캔들’로 인한 클린턴 전 장관의 낙마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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