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성공신화' 쓴 식품업체② 오리온…철저한 현지화가 성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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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3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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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판매 중인 오리온 과자 제품들[사진=오리온 제공]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중국의 성장 가능성을 일찍이 자신한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현지답사를 위해 1991년 중국을 찾았다. 한·중수교조차 이뤄지지 않은 시점인 것을 고려한다면 매우 과감한 결정이었다. 담 회장은 자신이 화교 출신이라는 배경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992년 8월 한·중수교가 맺어지자 이듬해인 1993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중국 베이징에 현지 사무소를 내면서 대륙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담 회장은 곧바로 사업에 뛰어들지 않았다. 현지인들의 소비행태와 그들이 좋아하는 식음료 제품의 특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5년간 시장 조사에만 집중했다. 당시 담 회장은 교통사고로 다친 다리에 깁스를 한 채 직접 중국 현지를 돌아다녀 주위에서 '독종'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관리자 일부를 제외한 생산·영업 직원의 99%를 현지인으로 채용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준비로 가장 먼저 현지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제품을 팔기 전에 그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 "현지에 뼈를 묻어라"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이야기했던 담 회장의 현지화 전략 덕분에 지금도 오리온을 중국 기업으로 생각하는 중국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또한 중국 제과업계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리온은 현지화 작업의 일환으로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의 이름을 '하오리여우(好麗友)'로 바꿔 출시했다. '좋은 친구'라는 의미로, 친구 간의 우정을 중시하는 중국인을 겨냥한 것이다. 포장지 색깔을 파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바꾼 것도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초코파이는 현재 중국 파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순탄하게 시장에 안착한 것은 아니다. 초코파이 해외 진출 초기인 1995년 중국 남부 지역에 판매된 초코파이가 유난히 더운 날씨로 인해 녹아버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초코파이에게 닥친 가장 큰 위기였다.

고심 끝에 이미 판매된 초코파이를 모두 매장에서 수거해 10만개에 달하는 초코파이를 모두 소각했다. 당장의 금전적인 피해보다 더 중요한 소비자와 도매상들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 사건으로 인해 포장지의 내열성을 강화하는 등 품질 강화의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중국에서의 성공신화를 써나가는 글로벌 오리온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은 2008년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다. 1997년 20억원이었던 중국 법인의 연매출은 2008년 100배 이상 뛴 259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2010년 5250억원, 2013년 1조1130억원 등 매년 기록을 갈아치웠고, 지난해에는 1조3330억원을 벌어들였다.

다른 제품의 반응도 좋다. '야! 투도우(오! 감자)'는 바삭하면서도 살살 녹는 독특한 식감으로 인기를 모으며 지난해 단일 국가에서 연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슈웬(예감)', '하오뚜어위(고래밥)', 자일리톨껌 등도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들 제품은 중국 법인의 80% 가까운 매출을 차지하며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앞으로 오리온은 감자 스낵과 파이에서 지속적인 신제품을 출시하고, 기존 화북지방의 강세를 넘어 상하이와 광저우 등 화남지방에서도 더욱 시장을 확대해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년 10% 안팎의 성장세를 유지해 2018년 매출 100억 위안(약 1조8000억원)을 달성하고, 2021년엔 중국 제과업계 1위인 리글리를 제치고 왕좌에 오른다는 목표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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