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모든 사업의 초점은 글로벌에 맞춰져 있다. 해외에 진출했지만 실패도 많이 했다. 하지만 안 되더라도 될 때까지 해외사업을 키워야 한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창업자는 지난해 7월 15일 서울시 구로동 지밸리컨벤션홀에서 열린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NTP) 행사에서 넷마블이 걸어온 성공과 실패, 도전을 말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국내 게임업체로는 두번째로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00년 3월 게임포털 ‘넷마블’을 창업했을 때 시장에는 50여개 이상의 경쟁 업체가 존재했다. 변변한 투자자금도 유치하지 못해 게임도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 방 창업자는 새로운 발상으로 시장에 두각을 나타냈다. 온라인게임 업계 최초로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했다. 첫 타이틀인 ‘라그하임’을 비롯해 ‘그랜드체이스’ 등을 성공시켰다.
또 ‘캐치마인드’와 ‘노바 1492’에 부분유료화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게임 고객 가운데에는 청소년 이용자가 많았지만 결제할 수단이 없다는 점을 착안해 문화상품권 결제라는 방법을 도입했다. 방 창업자는 그 때를 회상하며 “퍼블리싱, 부분유료화 도입, 통합인증(SSO), 통합플러그인 적용, 동시접속자 수 1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모은 테트리스의 학교대항전 등 다르게 생각하고 새롭게 시도했다”면서 “2000년부터 2006년 사이의 넷마블 사업 전략은 혁신과 도전으로 압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4년 방 창업자는 대기업 CJ에 자신의 지분을 800억원에 매각했다. “기업의 영속성 확보가 필요했고, 직원들의 사회적 포지션 격상이 필요하다 생각했다”는 그는 “나 스스로도 넷마블이 글로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역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더 큰 기업은 어떻게 성장하는지 배우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CJ측의 요청으로 2년간 회사에 몸 담은 그는 한동안 게임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방 창업자가 떠난 뒤 넷마블은 성장이 둔화되고 사업은 위기에 처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론칭한 게임이 모두 전멸했다. 대기업의 능력을 믿었지만 게임산업 생태계에는 맞지 않았다. 2011년 6월 방 창업자는 회사로 복귀했다. 가족과 주의의 만류가 가득했으나 자식과도 같은 넷마블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해 11월 CJ가 투자한 게임 개발회사의 지주회사인 CJ게임즈가 출범시키자 방 창업자는 자신이 보유하던 CJ E&M 지분 등을 모두 처분해 CJ게임즈에 투자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해 ‘몬스터 길들이기’ ‘모두의 마블’ 등을 대흥행시켰다. 2014년 3월에는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 텐센트로부터 CJ게임즈에 53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그해 CJ그룹은 CJE&M 게임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CJ게임즈와 합병했다. CJ게임즈는 사명을 넷마블게임즈로 바꿨다. 그는 CJ그룹에 넷마블을 매각한 후 10여년 만에 다시 넷마블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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