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김현수였다. 4-4로 맞선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김현수는 2볼2스트라이크에서 제프 맨십의 5구째 시속 148㎞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측 펜스를 넘겼다. 비거리는 115m. 볼티모어의 6-4 승리를 이끈 결승 홈런이다.
극적인 첫 홈런을 때렸지만, 더그아웃 분위기는 싸늘했다. 그 누구도 김현수를 축하해주지 않았다. 침묵이 잠시 흐른 후 팀 동료들은 일제히 김현수에게 달려들며 ‘깜짝 세리머니’를 마음껏 했다. 김현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김현수의 첫 홈런에 더그아웃뿐만 아니라 외야도 바삐 움직였다. 볼티모어는 김현수의 첫 홈런 공을 재빨리 획득했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외야에 있는 누군가로부터 공을 가져왔다. 많은 것을 지불 했을 것인데, 아직 공은 내 책상 위에 있다”고 농담을 했다.
김현수는 더그아웃 침묵의 세리머니에 이어 홈런공에도 초연했다. 김현수는 “기념공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나는 내일 경기 준비에 집중할 것이다.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는 과거에 살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첫 홈런에도 불구하고 김현수는 전혀 들뜨지 않았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이지만, 2006년부터 KBO리그에서 뛴 베테랑답게 의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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