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할 때까지 새누리당의 혁신과 운영을 이끌어 갈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앞으로 이틀 후인 2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공식 출범하게 된다.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추인으로 의견을 모은만큼 전국위의 비대위원장 임명에 따른 출범은 무리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비대위원 인선부터 혁신안 마련까지 혁신비대위는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정상화하는 역할을 도맡게 된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20대 국회 첫 의원총회에서는 사실상 김희옥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혁신비대위를 추인했다. 특히 혁신비대위를 중심으로 당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꼽히는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계 간 계파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김 내정자와 혁신비대위에 대해 "다들 박수치는 분위기"라며 "전국위에 모르고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참석해서 다 잘하겠다는 분위기 같다"고 전했다. 비박계의 김성태 의원 역시 김 내정자의 혁신비대위에 다들 동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계파 갈등 해소를 위해 칼을 빼들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근간에 제가 많은 분들로부터 들었던 가장 많은 말이 당내 분란과 계파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사적이고 정략적 이익을 위한 파당은 국민들의 지지를 떠나게 한다"고 지적했다.
김 내정자는 "사실 전 새누리당 안에 이런 의미의 계파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정확히 모른다"면서 "혁신 비대위가 구성되면 부정적 의미의 계파활동, 분파활동 등으로 당의 단합을 해하고 갈등을 가져오는 당 구성원에 대해서는 당의 공식적인 윤리기구를 통해 제명 등 강한 제재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각에서 우려됐던 '친박계'의 허수아비 노릇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김 내정자가 친박계가 추천했던 인사인만큼, 결국은 친박계의 입맛대로 비대위가 운영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혁신비대위가 이 같은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번째 관문은 바로 비대위원 인선이다. 김 내정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홀수로 하겠다는 것 외에 최대 몇 명으로 할 것인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위 개최 전까지는 인선을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나 현재 알려진 바는 내·외부인사를 절반씩(위원장 제외) 구성한다는 정도다. 다만 기존에 선임됐던 비대위원은 논란이 일었던 만큼 새로운 인사들로 교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친박계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에 이 분이 친박계 사람이 아니냐 하는 우려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분이 훌륭하게 비대위원을 잘 선정하고 제대로 된 쇄신안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이날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파주의를 혁파하자는 데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고 모두가 동참해야 하며, 계파주의 혁파를 위한 선언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이를 가리켜 '피할 수 없는 과제들'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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