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대표적인 고임금 공공기관인 예금보험공사 4급 직원의 성과연봉은 올해 2000만원 가까이 벌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예보 4급 직원의 경우 최고 평가를 받으면 성과연봉으로 3631만원, 최저등급은 1816만원을 받는다.
현재는 최고·최저 등급을 받은 직원의 성과연봉이 각각 2927만원과 2493만원을 받아 차이가 434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과연봉제가 확대 도입되면서 최고·최저 등급의 성과연봉 격차가 현행 대비 4배 이상 벌어지고 총 연봉 역시 20% 가까이 차이가 나게 된다.
정부는 지난 1월 120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1∼2급 직원에게만 적용되던 성과연봉제를 4급 직원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뒤이어 금융위원회도 9개 금융공공기관에 대해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하기로 발표했다.
새롭게 도입되는 성과연봉제는 총연봉 중 기본연봉의 인상률 차등 폭을 확대하고 성과연봉에서 최고·최저 등급의 차이를 2배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보는 금융공공기관 중 최초로 지난달 29일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한 곳이다.
예보의 경우 4급의 총연봉은 8723만원이고 그중 성과연봉은 다른 공공기관보다 비중이 높은 31%인 2710만원이어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을 때 연봉 차등 폭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 권고안에 따르면 금융위에선 성과연봉 비중을 올해 중 20%, 내년에는 30%로 확대하도록 했고 기재부의 경우 4급의 성과연봉 비중을 전체 연봉의 15(준정부기관)∼20%(공기업)로 두도록 했다.
총 연봉에서 성과연봉이 22% 수준인 한국전력 4급 직원의 경우 최고등급은 앞으로 성과연봉으로 1975만원, 최저등급은 988만원을 받아 988만원까지 벌어지게 된다. 지난해까지는 최고(1666만원), 최저 등급(1282만원) 간 성과연봉 차등액이 383만원이었다.
한전의 지난해 기준 4급 평균 연봉은 6700만원이었다.
노사합의를 통해 성과연봉제를 조기 이행한 무역보험공사도 최고등급이 1645만원, 최저등급의 성과연봉은 822만원으로 차등액이 822만원으로 확대된다.
지난해 무역보험공사 4급의 평균연봉은 8184만원이었다. 무보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총 연봉에서 차지하는 성과연봉의 비중을 2%에서 15%로 늘렸다. 이전에는 최고·최저 등급 직원의 성과연봉 차이가 149만원에 불과했다.
농어촌공사의 성과연봉제 하에서는 4급 직원의 성과연봉 차이가 지난해 369만원에 올해 951만원으로 2.6배가량 벌어진다.
정부 관계자는 "성과연봉제가 도입되기 전에도 공공기관들은 기관별로 성과급을 주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전체 연봉에서 성과연봉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늘리고 성과연봉 차등 폭을 늘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공기관 노조 등에서는 정부가 공공기관 방만 경영에 책임이 있는데도 공공기관 직원들에게만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박은정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공공기관은 정부의 사업계획을 통해 운영되기 때문에 재정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면 정부 책임"이라며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 공공기관이 방만하게 운영된 측면이 있는데도 정부가 조직적인 공공부문의 오류를 노동자에게 모두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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