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은 31일 "지금 정당들은 다 반쪽 정당들"이라며 정당체제 재편의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이날 tbs 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의 시대가 동종교배의 시대라기보다 이종교배의 시대라고 보고, 그것이 우리가 당면해 있는 복합적인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과거와 같이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해 대선을 주도하고 정권을 만드는 시기는 넘어섰다"면서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 속에 경쟁을 하고 그 속에서 창출되는 정권도 어떤 의미에서 연합 정권, 공동의 정권 성격을 강하게 갖는 그런 대선이 내년 대선이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맥락에서 기존의 정치세력이 변화를 도모한다면 현 3당 체제도 재편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각 당 내부를 보면 상당히 동질적인 요소보다는 이질적인 요소가 많고 전당대회나 앞으로의 정치적 계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 사무총장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주도로 출범한 전략적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의 원장 내정자다. 국민들이 원하는 공감과 소통, 협치, 연합의 정치가 가능한 정치질서를 만들자는 것이 싱크탱크의 주요 목표다.
그는 "내년 대선까지 중도지형에서의 새로운 정치세력도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각 정당에 소속되어 있는 여러 중도지형의 정치인들이 대화와 협의를 할 수 있는 틀도 만들 수 있다"면서 "그런 일들을 하는 데 있어 새 한국의 비전이 작은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누리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유승민 의원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생각의 흐름은 상당히 비슷하다 본다"면서 "그 분의 결단에 달려 있는 것이고, 유 의원 같은 분이 우리나라 정치 혁신이나 정치질서를 새롭게 재편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행위자라 본다"고 말했다.
또한 '새 한국의 비전'이 이처럼 새로운 정치질서를 세우기 위해서는 제도개혁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협치의 정치가 완성되려면 지금과 같은 5년 단임의 대통령제는 극복돼야 한다"면서 "의회와 정부가 끊임없이 대립하는 이런 모델은 지금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당제 질서가 되어야 남들하고 협력할 생각을 하고, 그 협력 속에 공동의 어떤 정책을 내올 수가 있는 것이고, 이렇게 변하려면 승자독식 체제로 되어 있는 현행 소선거구제나 이런 것도 바뀌어져야 한다"면서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에 매달려서 오로지 선거에만 치중되어 있는 이런 환경을 국정을 중심으로 하는 의정활동이 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어주는 제도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최근 방한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행보에 대해 "내년 대선에 관심이 있다는 분명한 의지표명으로 받아들여진다"면서 "현재의 대선 후보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강력한 후보가 없고, 국민들이 바라는 부분들을 충족시켜주는 후보가 그렇게 많지 않다보니까 반 총장이 오히려 부상하는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