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사채권자 "받아 들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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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0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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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제177-2회 무보증사채 사채권자집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빌딩 로비가 취재진과 채권자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이날 오전 현대상선은 회사채 2400억원어치에 대해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참석 채권자들의 동의로 채무 조정안을 의결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현대상선이 사채권자들과의 채무조정을 원할하게 마무리 지었다. 

현대상선 측은 한 고비를 넘겼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집회에 참석한 사채권자들은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수를 피하기 위한 '타의적인 찬성'이라는 불만도 내비쳤다.

지난 31일 오전 2400억원 규모의 177-2회차 사채권자 채무조정 집회에 참석한 금융사 관계자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용선료 인하 수치 등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며 "참석자 대부분이 현대상선의 제안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상선 경영진들은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반복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사채권자들도 회생에 대체적으로 동의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경우를 피하기 위해 사채권자들에게 지나친 희생을 강요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후에 열린 179-2회차 집회에 참석한 금융사 담당자 역시 "회사가 요구한 조건 중 출자전환을 50% 이상으로 요구하는 것은 비율이 필요 이상으로 높다"며 "원금 이자율도 대부분 포기한 마당에 출자전환은 30% 정도면 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협약이 완료된 후 지켜보겠지만 업황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너무 크다"며 "사채권자들 입장에서는 현재로선 대안이 없어 회사의 제안을 수용해주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소재 단위 농협에서 온 관계자는 "우리(사채권자) 입장에서는 손실률이 가장 큰 문제다"며 "보유한 채권의 출자전환 기준 가격도 향후 법원에서 (출자전환) 효력발생을 승인한 이후의 가격에서 30% 가량 할인된 수치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선료 협상이 잘 되고 있다는 소식 때문에 요즘 현대상선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며 "주가가 하락해야 우리 입장에서는 유리한데 시장에서 움직이는 주가를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답답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한편, 지난 30일 금융당국과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용선료 인하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용선료 중 70%를 차지하는 컨테이너선은 10%대 할인율이 적용되고, 30%를 차지하는 벌크선의 경우 20%대 후반 할인율에서 협상이 타결될 확률이 높다. 전체 용선료 할인율은 20%대 초반으로 수렴되는 분위기다.

현대상선은 오는 1일 총 1742억원 규모의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조만간 글로벌 해운동맹 논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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