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본유출에 더해 저성장 국면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역시 위축될 수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1~10일 만기인 외국인 보유 채권액은 4조7000억원(통안채 2조9000억원, 국고채 1조8000억원)이다. 이번 만기 물량 중 글로벌 채권시장의 '큰 손' 프랭클린 템플턴이 3분의2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는 최근까지 크지 않았지만, 지난 주말 이후로 급반전됐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데 따른 것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6월 FOMC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것"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외국인은 원화 채권 매수 시점을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선임연구원도 "원화 약세와 신흥국 투자심리 악화로 6월 외국인 수급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다"며 "FOMC 금리 인상 시그널이 강해지면 채권시장 약세(금리 상승)가 좀 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위축될 수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한국 경제분석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거시 경제 전망을 반영해 올해 한국 증시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을 3%에서 -1%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코스피 예상치를 2000에서 1900으로 5% 낮춘다"며 "약한 성장과 낮은 수익 탓에 무엇보다 자본 유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사다. 당장 외국인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로 한은이 쉽게 기준금리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월 금통위에서 기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며 "한은이 단독적으로 금리인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책 협조차원에서 하겠다고 했는데, 구조조정 시작 단계인 만큼 6월에 인하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6월에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일주일 전에 금통위에서 액션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