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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이어 구조조정 칼날, 다시 조선 3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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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3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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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STX조선해양이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의 구조조정 밑그림이 구체화되고 있다.

구조조정의 칼끝이 또다시 국내 대형 조선사 ‘빅3’를 겨누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KDB산업은행으로부터 7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원받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STX조선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 조선 ‘빅3’, 고강도 자구안 마련…발표 초읽기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총 5조원 이상의 자금을 추가로 확충하는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조만간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미 초안은 채권단 및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검사)를 진행 중인 KPMG삼정과 공유한 상태로 공식 제출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위기 상황을 가정해 금융회사나 금융시스템에 발생할 수 있는 잠재 위험 규모를 추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권이 아닌 일반 기업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채권단으로부터 4조5000억원 지원을 받는 대신 1조8500억원 수준 자구안을 제출한 데 이어 5조26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을 다시 내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까지 매해 500여명씩 총 2300여명을 감축해 전체 인원을 1만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최근 희망퇴직을 통해 1000명 넘게 감축했다. 이는 전체 사무직 인원의 10%에 육박하는 수치며, 본격적인 생산직에 대한 감원에도 들어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정년퇴직과 상시 희망퇴직을 통해 인원을 1000여명 가량을 줄였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순을 통해 최대 1000여명을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모그룹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삼성그룹 측은 선을 긋고 있다.

◆ “현중·삼중, 대우조선과는 다르다”

구조조정을 앞둔 조선 3사의 시각은 각각 다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정부의 지원을 세 번이나 받은 대우조선해양과 구조조정의 강도가 같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을 없애면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까지 사라지게 된다”며 다른 조선사들의 ‘고통 분담’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업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바 있다.

이미 수조원대 공적자금이 투입됐는데도 천문학적 규모의 부채비율을 보이는 대우조선해양과 다른 두 조선사에 대한 해법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조선 3사를 한데 묶어 구조조정을 하려는 움직임을 놓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의혹까지 불거진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이들 조선사의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따르면, 재무 건전성을 따지는 중요 지표인 부채비율에서 대우조선해양은 무려 7300%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220%, 삼성중공업은 305%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은 빅3 중 유일하게 조선 및 해양부문의 비중이 50%가 되지 않는다.

삼성중공업은 LNG선, 드릴십 등 조선해양부문의 매출비중이 전체의 99.5%로 3사 가운데 가장 조선·해양 부문에 사업이 집중돼 있다. 문제는 삼성중공업의 수주잔량 중 해양플랜트 비중이 66%에 달해 40%대인 대우조선해양이나 현대중공업에 비해서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저가수주 ‘치킨게임’의 중심에 대우조선해양이 자리 잡고 있었다”면서 “같은 환자여도 병의 진행 상황에 따라 치료방법은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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