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채무조정 8부 능선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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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3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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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채권자 집회 첫날 6300억 채무조정안 가결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빌딩에서 열린 '제177-2회 무보증사채 사채권자집회'에서 채권자들이 집회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이날 현대상선은 회사채 2400억원어치에 대해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참석 채권자들의 동의로 채무 조정안을 의결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2차 관문인 사채권자 집회도 8부 능선을 넘었다.

현대상선은 3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사채권자 집회 첫날, 6300억원 규모의 채무재조정에 성공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관련 기사 4면>

이날과 내달 1일간 5회에 걸쳐 개최되는 사채권자 집회는 총 8042억원의 채무재조정 방안을 놓고 찬성과 반대를 결의한다. 각 회차별로 가결되려면 참석금액의 3분의 2이상, 총 채권액의 3분의 1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집회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집회 종료 후, 회사 측이 제시한 채무조정안이 100%에 가까운 동의로 가결됐다.

조정안은 회사채 50% 이상을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2년 거치·3년 분할상환하는 내용이 골자다. 금리는 연 1%로 낮춘다.

출자전환되는 회사채는 내달 1일 사채권자 집회 후 정해지는 출자전환주 발행일 기준으로 전후 3일 평균가격에서 30% 할인해 주식으로 전환된다.

금융권 협약채권자가 5년의 보유기간이 있는 것과 달리 보유기간이 없는 조건이다. 언제든지 주식시장에서 현금화 할 수 있다.

이날 사채권자 집회는 대부분 지역농협과 신용협동조합 등 법인 투자자들이 많아 통과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전체 공모 회사채(8043억원) 가운데 75%는 기관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 1200억원과 △지역농협(옛 단위농협) 2000억원 △신협 1100억원 등 상호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다.

특히 용선료 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진 만큼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얻기 쉬워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현대상선 측은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용선료 인하율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앞으로도 숫자는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며 “사채권자들에게 진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동의를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채권단에서 잡은 용선료 조정 폭은 28.4%였지만 실제 성사된 인하폭은 20%대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운동맹 ‘디(THE) 얼라이언스’에서 일단 제외된 현대상선은 9월께 회원사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합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다음 달 2일 서울에서 열리는 또 다른 해운동맹체인 ‘G6 정례회의’에서 디 얼라이언스에 포함된 일부 선사들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출자전환과 용선료 협상이 모두 성공하면 해운동맹 가입도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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