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5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A위원은 지난 13일 회의에서 "국내외 경제 상황을 종합할 때 이번은 아니더라도 조속한 시일 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위원 "수출 부진 등으로 국내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우리 경제의 저물가·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한국은행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 성장세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 유럽 신용위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러 위험요인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A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경기 대응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외 위험요인에 대한 효율적인 대비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나머지 금통위원들은 대체로 가계부채 등의 리스크를 고려하고 금리 조정의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B위원은 "국제 경제가 일시적 안정을 찾은 것 같고 국내 경기도 내수를 중심으로 현재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통화정책의 여력을 신중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동철·이일형·고승범·신인석 등 4명의 신임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결정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또 금통위에서는 기업 구조조정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위원은 "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국제신용평가회사나 외국투자은행을 중심으로 국내 은행의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위원 역시 "조선, 해운업 등 경기민감업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일부 국책은행들의 자산건전성과 자본 적정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참여할 때 손실 최소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한 금통위원은 "한국은행이 정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손실위험을 최소화하고 특정 부문에 대한 지원을 지양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은 실무부서는 지난해 두 차례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부동산 시장 활성화, 경제심리 개선 등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그 영향력은 경제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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