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운영하는 트럼프 대학이 직원에게 배포하는 '행동지침서'(playbooks)가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지침서 공개는 미국 샌디에이고 연방 법원 곤잘레스 쿠리엘 판사가 트럼프 대학 사기 사건과 관련해 자료 제출을 명령하면서 이뤄졌다.
지침서는 약 400페이지 분량으로 수강생을 '현혹해' 모집하는 방법부터 강연에서 틀어야 하는 노래까지 트럼프 대학 운영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이 담겨있다.
행동지침서에는 사람들이 트럼프 대학 강연에 관심을 보인다면 이들의 '롤러코스터와 같은 감정'을 고려해 수강을 유도하라는 조언이 실렸다.
예를들어 "만약 학생들이 수업료가 비싸다고 투덜대면 트럼프가 최고라는 걸 상기시켜 주세요. 그리고 이번이 최고의 부동산 투자를 알려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해주세요."라는 구체적인 응대 문장이나, "고객들은 삶의 현실에 따라 수강하려는 의지가 갑자기 사라져버릴 수 있다"며 "우리는 사람들에게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그 의지를 다시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특히 2009년 지침서는 미 예일대 연구를 인용해 '너'(you), '새로운'(new), '돈'(money), '쉬운'(easy), '발견'(discovery) 등이 영어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단어라며 수강생을 끌어들일 때 활용하라는 단어 사용법도 나온다.
결국 학생을 끌어모으기 위한 각종 '수법'들을 나열해 높은 것이다. 트럼프가 93%를 투자한 '트럼프 대학'은 2004년부터 대학 인가를 받지 않고 '대학'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부동산 투자 비법을 전하는 강좌를 열었다. 수강생 대부분은 40~54세의 남성들로 평균 연봉이 9만 달러(1억700만 원)에 달했다. 이 중 일부 학생들은 트럼프의 부동산 투자 성공 비결을 가르쳐준다는 수업은 무려 3만4995달러(약 4163만 원)이었다.. 그 중 일부 수강생이 트럼프 대학은 가짜였다며 2010년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사건을 맡은 쿠리엘 판사는 트럼프 대학 운영과 관련한 내부 자료 일체를 공개하라고 명령하는 한편 트럼프가 대선이 끝난 이후 법정에서 증언하도록 결정했다. 쿠리엘 판사는 트럼프에게 원색적 비난을 받은 멕시코계 연방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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