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에서는 아직 주식을 사고 있지만, 순매수 규모가 최근 한 달 사이 94% 가까이 줄었다. 미국 금리인상과 브렉시트 우려(영국 유럽연합 탈퇴)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은 이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국제금융센터와 미 블룸버그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한 달 동안 한국·인도·대만·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 7개국 증시에서 총 14억3900만 달러(한화 약 1조72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순매도세로 돌아선 것은 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3월 이후 매수 규모를 줄이기는 했지만, 3~4월에 각각 134억8800만 달러(16조840억원), 28억9700만 달러(3조45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우리 증시에서도 매수 규모를 줄이고 있다. 3월만 해도 31억2800만 달러(3조7300억원)에 달했던 외국인 순매수액은 4월 18억2600만 달러(2조1800억원), 5월 1억1600만 달러(1400억원)로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5월만 봐도 전월 대비 감소율이 93.65%에 이른다.
미국 금리인상과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 A주에 대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 이슈로 원화가치가 절하되면서 주가가 하락한 게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는 4월 29일 1994.15에서 5월 31일 1983.40으로 0.54% 내렸다.
5월 말 기준 MSCI 아시아 주가지수도 달러강세 속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4월 말 대비 1.9% 하락했다.
미 정책금리와 브렉시트 투표 향방에 대한 경계감으로 아시아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은 6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지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작년 12월 미 금리인상 이후 외국인 자금이 신흥 아시아로 재유입되기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됐다"며 "당분간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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