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중심 저가관광 여전…관광대국의 길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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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0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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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다시 찾는 비율[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탓에 발길을 끊었던 중국관광객이 다시 우리나라로 몰려오고 있다.

한국관광통계공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관광객수는 506만2754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의 459만471명에 비해 10.3% 늘어난 수치다. 그 중 중국인관광객수는 전년 동기(206만7872명) 대비 13.8% 증가한 235만2378명으로 집계됐다.이 추세라면 올해 한국을 찾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165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인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지출한 액수만 해도 1인당 1만6400위안(약 300만원)정도다. 이중 쇼핑에만 1만5000위안(약 275만원)가량을 썼다.

‘2016-2018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정부는 2018년까지 외래관광객 2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1000만명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관광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한국 관광의 양적·질적 도약을 함께 이루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의욕적인 구상과 달리 지금과같은 문화융성 정책으로는 ‘관광대국’이 되는 것이 한낱 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가 있는 관광’은 차치하고, 여전히 쇼핑 일변도의 저가 관광이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의 4박5일 한국단체관광상품 가격은 평균 3000∼5000위안(53만∼88만4000원)이다. 항공권 가격 및 숙박비를 포함한 금액이다.

판매 상품이 항공권 가격에도 못 미치다 보니 상품가격만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중국 여행사들은 한국 여행사로부터 소개비를 받고 또 한국 여행사들은 관광객에게 쇼핑을 시켜 수익을 보전한다. 여행일정 가운데 상당한 시간을 쇼핑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하고 음식과 숙소의 질을 저하하는 것도,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을 조금이라도 내기 위한 여행사만의 ‘묘책’이다.

2014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저가관광 단속에 적발된 건수는 1만건을 웃돈다. 2014년 2370여건이었던 것이 지난해 6180여건으로 세 배 가량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4월까지 2600여건이 적발됐다.

덤핑 관광상품에 따른 피해사례가 속출하자 한중 양국 정부는 저가 전담여행사를 상시 퇴출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고 저가관광의 주요 원인이 되는 전담여행사의 명의 대여 행위와 무자격 관광통역 안내사를 단속하고 있다. 중국 국가여유국도 작년 10월부터 여행사의 상품가격이 현지 관광당국의 지도가격보다 30% 이상 낮을 경우 ‘불합리한 저가 여행상품’으로 규정해 처벌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 있는 관광공사 지사를 통해 저가관광 상품을 감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관광의 질을 흐리는 저가 관광 실태를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며 “저가관광은 관광객에게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한국의 이미지를 손상하는 만큼 중국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근절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싸구려 단체관광상품이 뿌리뽑히지 않으면 국가 이미지가 땅에 떨어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저가 상품 대신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명품관광’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관광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는 만큼 저가 관광을 근절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입힌 고부가가치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할 때다”고 입을 모았다. 또 “중국인관광객의 여행패턴과 소비행태가 다양해지면서 쇼핑에 치중한 여행이 아닌, 체험관광이나 숙박·음식 등으로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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