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청년 정비공의 숨진 것과 관련, 안전문 유지·보수를 맡은 은성PSD의 '메피아(메트로+마피아)' 논란에 더해 용역을 맡긴 서울메트로의 '낙하산 인사' 근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일 서울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메트로 출신의 은성PSD 재직자는 이재범 대표를 포함해 50여 명이다. 이 가운데 만 60세를 넘긴 이들은 20명에 이른다. 최근 사망사고를 당한 김모씨(19)를 비롯해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의 나이가 20~30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이들 메피아는 상당수 정비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은 비전문가였지만, 매달 비정규직 임금보다 3배 가량을 받아 챙겼다. 다시 말해 은성PSD가 공기관 퇴직자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안전은 철저히 외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쉽지 않다.
문제는 외주업체를 관리·감독해야 할 서울메트로 역시 조직의 맨 꼭대기에 줄곧 '낙하산'이 점령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용역 측 체질개선에 더해 근본적으로 서울시가 전액 출자한 지방공기업인 메트로의 혁신이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5월 사표를 내고 물러난 이정원 전 사장은 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 출신이다. 민간금융기관에서 23년을 일하다가 2014년 2월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입사한 뒤 6개월이 지난 8월 대표직에 올랐다. 당시 경영혁신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시점이지만 부적절한 승진이란 지적이 컸다.
이런 낙하산 관행은 서울메트로 공채 시작 당시부터 줄곧 이어졌다. 2003년 4월 10대 강경호 사장은 한라중공업 대표이사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때 전격 취임했다. 이전까지는 서울시 고위 공무원들이 퇴직 전후에 자리를 옮기는 게 일반적이었다.
강경호 사장이 3년9개월이란 최장수 재임을 기록하고, 이후로는 서울시의 '관피아(관표+마피아)'가 이곳 수장자리를 사실상 독점했다. 11대 김상돈 사장(2007년 1월~2010년 3월)의 경우 과거 교통국장이었고, 12대 이덕수 사장(~2010년 6월)과 13대 김영걸 사장(~2010년 8월)은 각각 행정2부시장을 역임했다.
15대 장정우 사장(2013년 2월~2014년 6월)은 서울시의회 사무처장에서 물러난던 날 바로 메트로 CEO로 둥지를 틀어 '요식 채용행위' 대표인물이란 낙인이 찍혔다. 직전 14대 때 기아자동차 부회장을 지낸 김익환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이 경영권을 쥐었지만,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막역한 사이가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본금 8조1000억원 규모 거대몸집의 지방공기업 수장들은 정해진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한 사례가 다수다.
앞서 서울시의회 성중기 시의원은 이정원 전 사장의 임명에 대해 '최악의 인사 실패'라고 말하며 "기술분야에 완전 백지상태인 인물을 사장으로 임명한 만큼 관련된 안전사고는 박원순 시장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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