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측은 오는 12월까지 KB투자증권·현대증권을 합쳐 새 회사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KB금융지주는 전달 31일 현대증권 인수대금을 현대상선에 완납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두 달 만이다. 전날에는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및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으로 구성된 통합추진위원회도 출범시켰다.
KB금융지주는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합병을 마무리할 때까지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을 유임시키기로 했지만, 통합 이후에도 자리를 지킬지는 미지수다.
물론 두 대표 가운데 한 명만 남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인수자 측인 KB투자증권 전병조 사장이 대표직을 맡을 공산이 커 보이지만, 윤경은 사장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NH농협증권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했을 때도 농협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 사장을 맡아 온 김원규 현 NH투자증권 사장에게 통합법인 수장을 맡겼다. 업계 빅5에 속했던 우리투자증권이 중소형사이던 NH농협증권에 비해 월등하게 규모가 컸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KB투자증권·현대증권 역시 비슷한 면이 있다. 피인수자가 인수자를 규모에서 압도한다.
현대증권은 회사 덩치를 가늠할 수 있는 자본총계가 1분기 말 현재 3조2370억원으로, 6380억원인 KB투자증권보다 5배 이상 크다. 연간 수익 규모에서도 현대증권이 2015년 2976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려, 631억원인 KB투자증권보다 5배 가까이 많았다.
물론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인수자 측이 누구를 새 통합법인 수장에 앉힐지는 여전히 점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전혀 다른 인물이 통합법인 대표를 맡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두 회사가 합치면 자본총계가 4조원에 육박하는 거대 증권사가 탄생하는 만큼 업계가 비상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KB금융그룹 안에서 증권 부문이 차지하는 위상이 훨씬 커지는 만큼, 그에 어울리는 인물을 다시 물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