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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전 세계 인구 74억 명에서 10명 중 한 명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작물 수확량 증가세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UN은 2050년까지 23억 인구가 추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앞으로 식량난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 젊은 스타트업들이 나서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어넣고 있다고 현지시간 1일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현재까지 농업은 특별한 기술적 혁신이 지체된 보수적인 산업이었으나 상황이 바뀌고 있다. 지구 온난화 속에서 주목받는 한 가지 방법은 기후와 상관없이 작물 뿌리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것이다.
농부들은 식물 주변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온실 가스를 배출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소재 스타트업인 루츠SAT는 자사 기술이 기존의 기술보다 더 저렴하고 깨끗하다고 말한다.
식물 주변 공기와 토양의 온도 차이가 크면 효율적으로 영양소를 뿌리까지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루츠 SAT는 땅에 물이 가득 찬 파이프 코일을 심어 뿌리 근처 토양 온도를 조절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지금껏 작물 주변의 공기 온도 조절에 집중해왔던 것과 차별화된다.
루츠 SAT는 자사 기술이 기존 기술 대비 에너지는 80% 줄이면서, 상추와 딸기 수확량을 각각 10%, 25% 높이는 결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어떤 이들은 수확량 보다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UN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매년 1조3000억 톤의 음식물이 버려진다. 총 생산량의 1/3에 달하는 수치다. 유통기한이 짧고 유통이 어려운 식품이 가장 취약하다.
독일의 포포(FoPo)는 자칫 버려질 과일과 야채를 모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빈곤을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게 가루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포포는 쉽게 무르는 포도, 바나나, 딸기,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두리안 등 상품 가치가 떨어진 작물들을 가져다가 동결 및 건조시켜 파우더로 만든다. 포포는 자사의 가루 식품을 인도주의 단체에 제공하거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이 있는 대기업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다른 이스라엘 스타트업인 센실리제는 하이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식량 문제 해결을 꾀하고 있다. 드론 등을 이용한 원거리 감지 서비스를 통해 토양과 작물 상태를 분석하고 각 작물에 꼭 맞는 정보를 농부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센실라이즈의 공동 창업자 로비 스타크는 “앞서 농부는 전체 농지에 똑같은 양의 비료를 뿌렸다. 하지만 이제는 작물에 따른 차별화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스타트업들은 로봇을 이용하여 씨앗을 뿌리거나, 육류 대신 단백질 보충원을 개발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새로운 방법이 제대로 발전하고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다. 지난 4년간 농업 기술 발전을 위한 글로벌 투자액은 매년 약 2배씩 늘었다. 얼핏 들으면 많은 것 같지만 벤처 캐피탈 총 투자액 중 3.5%에 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농업은 글로벌 총 GDP의 10%를 기여하고 있다.
안테나 캐피탈의 애덤 앤더스 매니징 파트너는 가디언에 “지금까지 농업 기술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고 이쪽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들도 별로 없었다. 이제는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적극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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