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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이우환 작품을 베꼈다고 감정한 '점으로부터 No. 780217'. 지난해 12월 K옥션 경매에 출품돼 4억9000만원에 낙찰됐다.[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위작 논란에 휩싸였던 이우환(80) 화백의 작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감정한 결과 '위작' 판정이 나왔다고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2일 밝혔다.
이 화백의 작품이 위조됐다는 의혹은 그동안 미술계에서 숱하게 제기됐지만 국과수가 공식적으로 "진품이 아니다"라고 감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이 화백의 진품 그림들과 감정 의뢰한 그림들을 국과수에 보내 감정해 왔다. 경찰이 감정을 맡긴 작품은 위작 유통·판매책이 보관한 8점과 일반인이 구매한 4점 그리고 미술품 경매에 출품됐던 1점 등 총 13점이다. 이들은 이 화백의 대표작인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시리즈의 위작들로, 지난해 12월 K옥션 경매에서 4억9000만원에 낙찰됐다가 감정서 위조로 확인된 '점으로부터 No. 780217'도 포함돼 있다.
국내 미술계에서는 "위작 규모가 수백 점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국과수의 이번 감정은 그간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으로, 경기침체, 천경자 위작 논란, 조영남 대작 논란 등 안 그래도 위축된 미술시장을 더 움츠리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화백의 대리인인 최순용 변호사는 이날 국과수 감정 결과에 대해 "이우환 작가는 본인이 직접 작품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인데, 이렇게 제3자 감정 결과가 먼저 나오는 게 적절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수사가 신속하게 종결돼 의혹이 해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화백은 현재 전시 준비로 프랑스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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