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새벽부터 듣는 종달새 소리
풀숲에서는 장끼가 날아간다
느티나무 잎사귀는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은어의 은빛 비늘
배가 고프다
어느새 너는 긴 머리 뒤로 묶고
바람의 언덕으로 씀바귀를 캐러 가고
나는 동무들과 강가에서 오랫만에
우리 딸들과 먹을 고래를 잡아
자랑스럽게 목에 걸고 돌아오는 길
너의 머리에 꽂은 씀바귀 꽃을 보았네
바람에 나플거리는 노란 현기증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허기진 배를 채우려
꽃을 꺾어 머리에 꽂을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나를 설레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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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사는 마을의 캠핑장들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다. 야생의 삶을 즐기러 찾아온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태생적으로 원시인 또는 유목민의 피가 있는가 보다. 움막을 짓고 살다 배 고프면 사냥을 하고 나물을 캐고 그러다 또 떠나고, 초원의 유목민처럼 살던 텐트를 접고 쉼없이 초원을 찾아 떠도는 삶... 캠핑장을 찾는 사람들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캠핑장에서 [사진=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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