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6일 원구성 협상을 재개했으나, 법정시한을 지킬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그동안 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이견이 첨예한 데다, 협상재개 하루 만에 극적 타결이 이뤄질 지 만무하기 때문이다.
김도읍 새누리당,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모처에서 오찬을 함께 한 이후 국회로 자리를 옮겨 원구성 협상을 재개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지난달 31일 ‘국회의장단 자율투표’ 합의 이후 일체 협상이 중단된 이후 닷새간 시간을 허비했다가, 원구성 법정시한을 하루 앞두고서야 여야 3당이 가까스로 회동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여야 3당은 국회의장은 물론 법안의 마지막 관문인 법제사법위원장, 청와대를 관할하는 운영위원장, 예산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여왔다. 지난 닷새간 원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인 이유도 네탓으로 돌리기 바빴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먼저 원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제 더 이상 '네 탓' 공방은 오늘로서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장 선출과 상임위 배분을 일괄타결하자는 야당의 이른바 ‘원샷원킬’ 요구에 대해 “원구성 협상은 복잡한 과정이며 쟁점도 많은 일”이라며 “힘으로 밀어붙이고 야당의 짬짜미로는 협상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20대 국회가 법정 개원일인 7일 개원을 하지 못하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면서 “원인은 새누리당의 혼선과 더불어민주당의 과욕에서 나왔다”고 비판했다. 두 당 모두 국회의장직을 포기하지 않으려 해 원구성 협상이 난항에 빠졌다는 것이다.
네탓 공방을 이어가던 여야는 김 원내수석이 두 야당의 ‘의장 자율투표’ 합의에 대한 야당의 사과 전에 협상은 없다며 보이콧을 선언한 뒤, 이날 오전 박완주 원내수석이 공식 ‘유감 표명’을 하면서 협상이 극적 재개됐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은 이날 여야 3당 회동에서 “(국회의장 자율투표에 대한) 박완주 수석의 유감 표명이 협상테이블 원상복구를 위한 결자해지의 심정을 대신한 것”이라면서도 “일방적인 개원 구성은 없다는 박 원내수석의 약속을 다시 한 번 믿어보겠다”고 협상 의지를 보였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도 “여당에게는 국정운영에 필요한 (상임위) 부분에 대해 협상과정에서 배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 3당 원내대표가 공동으로 아침에 (결과를) 발표하고 10시에 본회의를 열어서 의장단을 선출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도록 3당 수석이 열심히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도 “며칠동안 저희가 소원한 관계에 있어서 오늘 한번에 쉽게 해결이 안 될 것으로 본다”면서 “3당 입장에서 양당의 입장을 충분히 들으면서 저희 의견을 얘기할 부분에서는 (의견을 이야기)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야 3당 원내수석들은 “법정시한 지키려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7일 국회의장단 선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여야 안팎의 중론이다.
실제 국민의당은 7일 법정시한 불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내부적으로 ‘면피’ 전략에 들어갔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만약 오늘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안철수·천정배 대표와 조율해 내일 또는 모레 우리 당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지만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른 세비반납을 비롯해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 관련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내일(7일) 의원총회를 열어서 안철수 대표께서 제안한 '무노동 무임금'에 대해서도 추인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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