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로 삼고 있는 금호타이어 인수에 난항을 겪게 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1대 주주인 채권단이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 때와 달리 박 회장이 제3자를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데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 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최근 회의를 열어 “우선매수청구권 약정에 ‘제3자 지정·양도는 불가능하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계열사 양도를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우선매수청구권은 회사가 매각되기 전에 우선협상대상자와 같은 조건으로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채권단은 우리은행(14.15%), 산업은행(13.51%) 등을 중심으로 금호타이어 지분 42.1%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단독으로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을 마련해 우성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역부족인 상황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을 되사오면서 5000억 원 규모의 빚을 떠안고 있다. 또 2010년 금호그룹 워크아웃 때부터 사재 3300억 원을 들여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느라 현금도 부족한 상황이다.
박 회장이 지난해 ‘백기사’를 끌어들이고 SPC인 ‘금호기업’을 세워 우선매수청구권을 양도한 뒤 간접적으로 금호산업을 되찾는 데 성공한 것과 달리 채권단의 결론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의 제3자 양도가 막히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구체적인 매각 공고가 나오면 재원 마련 방법 등 인수 전략을 세울 계획이다.
채권단은 제3자를 통한 자금 조달 등 우회적인 인수 방법이 금호타이어의 기업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판단해 기존 약정대로 제3자 양도를 금지하고 이르면 다음달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채권단은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주간사회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잠재 후보를 대상으로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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